'보금자리주택'에 웃고 우는 부동산시장

수요자 '행복한 고민'..건설사 '근심'[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보금자리주택 추가 공급계획이 발표되면서 내 집 마련을 기다리던 예비 수요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선택의 폭과 기회가 넓어져서다. 예비 수요자들과 달리 수도권 분양을 계획 중인 건설사들은 주판알 튕기기에 바쁘다. 보금자리주택은 청약저축 가입자만 대상이 되기 때문에 민영주택 공급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지만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다.시범지구에 이어 2차 지구로 발표된 서울 서초 내곡과 강남 세곡2지구 등은 강남권으로 우면, 세곡지구와도 가깝고 분양가도 시범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경기도 구리와 남양주, 부천과 시흥시 등 경기권에 위치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도 시흥 은계지구를 제외하면 서울 도심에서 반경 20km 내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 구도심이나 택지개발지구, 2기 신도시와 접하고 있어 쾌적한 환경에 기반시설도 어느 정도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서울의 경우 도심 전체가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주택 멸실이 활발하게 일어나 공급이 달리고 집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 땅값이 비싸고 택지가 한정적이다 보니 보금자리주택 공급량도 많지 않다.반면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서울 외곽 택지지구나 2기 신도시는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서울 도심권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서의 공급 확대로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적이 민간 건설사들에게는 숙제가 되는 셈이다. 올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발표된 곳은 시범지구 4곳과 지난 19일 발표된 2차 6곳 등 총 10곳, 7만9000가구로 많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2010년부터 3년간 해마다 2차례씩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 총 6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 외곽에 쏟아질 물량은 만만치 않다. 이렇게 됐을 때 우려되는 것은 2기 신도시의 베드타운화다. 이 점은 건설사에서도 근심하는 대목이지만 신도시 정책면에서도 문제점으로 불거질 수 있다. 입주를 개시했거나 분양 중 또는 개발 준비 중인 파주나 김포, 화성 동탄, 검단 등 신도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조민이 부동산뱅크 팀장은 "서울 도심과의 거리가 멀어 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2기 신도시 건설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보금자리주택 청약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민간 분양시장으로 쏠리는 관심이 시들해 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요층이 달라 아직까지 이런 현상은 없지만 민간 업체들은 보금자리주택 청약경쟁률에서 보이는 높은 관심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수도권 미분양도 문제다. 건설사들은 당장 미분양보다는 앞으로의 분양사업을 고려 대상으로 지적했다.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면제, 취득ㆍ등록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 혜택이 뛰어나고 입주 시기 등도 차이가 커 당장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수도권에서 택지매입을 할 때는 보금자리주택이 추가 공급될 입지나 분양가 등을 고려하는 신중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어쨌든 민간 건설사들의 고민이 많아질수록 예비 수요자들은 즐겁다.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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