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일만 남았다'통합땐 KT와 쌍벽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LG그룹 통신3사가 합병을 본격 추진키로 하면서 통신시장에 또 한차례 합병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 6월1일 KT-KTF가 통합한데 이어 LG텔레콤ㆍLG데이콤ㆍLG파워콤 등 LG 통신3사가 합병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SK그룹 통신사간 합병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에 이어 LG그룹 통신3사가 유ㆍ무선 통합법인으로 거듭나기로 하면서 SK그룹 통신사간 합병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시장에 유ㆍ무선 결합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합병 이후 유ㆍ무선을 결합한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로 앞서가고 있고, LG 통신 3사도 '합병' 카드로 서둘러 추격에 나섰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이 마냥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합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SK통신사는 자산 21조원, 매출 16조원대로 규모면에서 KT(자산 24조원, 매출 18조원)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13조원대가 되지만, SK네트웍스 전용회선 인수 등을 감안하면 통합SK의 총 매출은 16조원 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21일 SK텔레콤이 이사회를 열어 SK네트웍스의 전용선 인수를 결정한 것은 단기적으론 통합KT를 겨냥한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간 통합은 이처럼 SK그룹 통신사업 재정비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가 통합SK통신사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 해 2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SK텔링크는 국제전화와 인터넷전화 사업을 주로 하고 있어 통합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SK네트웍스의 단말기 사업도 관심거리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휴대폰 단말기를 제조사로부터 구매해 SK텔레콤에 제공하는 규모가 연간 2조원을 웃돈다"면서 "이것을 통합SK에 넘겨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통합SK통신사의 탄생을 내년 4월경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초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내년 3월 이전에 합병할 경우, 약 2000억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라도 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2000억원의 세부담 때문에 합병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 SK텔레콤은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3월이 합병 추진 시기의 기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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