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펀드 '그 나물에 그 밥'

이름만 다르고 투자처.포트폴리오 구성은 비슷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최근 펀드수익률이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주식형펀드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름만 다르고 투자처나 내용은 비슷한 펀드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새로 출시된 주식형펀드는 60개로 지난 8월 31개, 7월 26개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5개가 출시된 지난 3월 이후로 6개월째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새롭게 출시된 상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그룹주펀드로 나타났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100%를 넘기도 하자 비슷한 성향의 펀드들이 쏟아져 나온 것.최근 가장 많은 종류의 그룹주펀드를 출시한 곳은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신은 최근 3개월 동안 삼성그룹펀드, LG그룹펀드, 현대차그룹펀드 등 대표 그룹주펀드를 모두 출시했다. KB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도 각각 그룹주펀드를 출시했다.그룹주펀드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기존의 대형주펀드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기존에 출시된 성장형펀드의 대다수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대형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포트폴리오가 이미 정해져있어 펀드매니저의 능동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룹주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아닌 일반직원이 운용하는 곳도 있다"며 "특성상 포트폴리오를 교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변화에 빠른 대처를 하기 어려워 하락장에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그룹주펀드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펀드로는 녹색펀드가 주로 거론된다. 올 들어 정부의 녹색성장전략이 발표되자 관련 펀드 출시가 붐을 이뤘다. 그러나 녹색펀드를 살펴보면 이름만 다를 뿐 포트폴리오 구성은 대부분 비슷비슷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POSCO 없는 녹색펀드는 찾기가 어려웠다. 이는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산업의 성장이 선진국에 비해 더딘 상황에서 펀드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녹색성장주의 명확한 정의를 잡고 펀드를 구성하면 작은 기업들로 한정돼 벤치마크 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투자자 외면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삼성전자와 POSCO 같은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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