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중국 수출업체들이 해외 대신 내수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자전거 제조업체인 탠덤(Tandem) 인더스트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9월 이후 대미 수출이 40%나 급감했다. 한 때 월마트에 제품을 공급했던 탠덤은 신용경색으로 미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중국 소비자들을 새로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탠덤의 톰 청 디렉터는 “중국의 소비능력은 꽤 높은 수준에 올라왔다”며 “미국인들이 이제 싼 제품을 찾는데 반해 중국인들은 고급 상품들을 수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큰 전환점이라며 탠덤의 전략 수정이 주효했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올 2분기 총 저축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나 증가하는 등 미국인들은 점점 지갑을 닫고 있다. 그 결과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의 수출도 지난 11월 처음 감소세로 전환되더니 올 8월엔 23% 감소했다. 이에 반해 중국인들의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추세다. 4조위안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가계소비가 9.2% 증가한 것이 그 예. 이에 중국 수출업체들이 발빠르게 내수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의존도가 너무 높고 수출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은행도 수출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중국이 기존의 10%의 성장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국내 수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중국인들은 미국인들과 같이 씀씀이가 크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매년 9조5000억 달러를 세계 경제에 투입하는 반면 중국인들은 고작 1조5000억 달러를 소비할 뿐이다. 즉, 중국이 미국의 수요를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의 소득은 계속해서 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비중도 커지고 있어 전망은 나쁘지 않다. 중국 수출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복제왕국’이라 불리는 중국에선 특허 침해가 비일비재하고 ‘짝퉁’이 넘쳐난다. 이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춘 중국기업들이 해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그동안 수출업체들은 위탁가공무역업체 (processing trade firms)라는 지위를 이용해 원자재 수입세를 면제받았으나 국내업체로 전환될 경우 이 같은 혜택도 포기해야 한다. 이밖에도 다른 시장에 비해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자신만의 경쟁전략의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금을 잘 지급하지 않는 유통업체들과 모조품을 쏟아내는 경쟁업체들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경제학자들은 중국 소비시장이 성장에 탄력 받아 더욱 활성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규제완화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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