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투쟁 염증 실용주의 급선회조합원 설득 통해 민노총과 결별수순 가능성임단협 교섭 빨라야 11월 속개,,연내 타결 난망[아시아경제신문 조태진 기자]현대자동차 새 노조 지부장으로 중도 실리주의를 표방한 이경훈 후보가 선출되면서 민주노총 주도의 국내 노동운동 방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정치적 성향에 치우쳐 맹목적인 파업을 일삼는 민주노총 지침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의 변화 요구가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이자 친위부대로 상징됐던 현대차에서 관철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일단 사측과의 임단협이 빠르게 속개될 전망이다. 이경훈 후보측이 조합원 복지 향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온 가운데 새 집행부 구성 작업등을 마무리하는대로 경영진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체질 변화 대상으로 거론된 민주노총 등 상부노조와 내재된 갈등은 언제든지 새 집행부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고된 결과,,민노총 탈퇴 가시화되나 25일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새 지부장 결선투표는 전체 조합원 4만 4800여명 가운데 4만 200여명이 참여해 89%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1차선거 투표율(90.5%) 보다 조금 낮아졌지만, 변화를 바라는 조합원의 높은 열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현대차 노조 사상 처음으로 온건 실리파의 노조위원장을 탄생시킨 이번 선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이 후보 등 실리 온건 부류의 두 후보의 득표율이 58%에 달하는 등 조합원의 표심이 강성 노조에게서 등을 돌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경기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맹목적인 집단주의에 근거한 무조건적 파업이 '귀족 노조'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상당수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의 희생양이 되는 듯한 현대차 노조의 위상 추락을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올 하반기 금속노조 후광아래 77일 옥쇄파업을 진행한 쌍용차가 끝내 고용안정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파업=요구 관철' 등식이 깨진 점도 투쟁 노선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 축적되어 온 금속노조에 대한 반발도 이번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 지부 산하 정비위원회 지난 7월 금속노조 탈퇴를 전격 결의했고, 이에 앞서 6월에는 윤해모 전임 지부장이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 집행부의 임기 초반 일정은 그리 순탄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부터 상부노조의 체질 변화를 이끌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마찰을 초래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온건파가 현대차 노조 집행부를 장악하면서 향후 민주노총의 정치투쟁에 참여를 거부하거나 조합비 납부 등에서 변화를 꾀하면서 이들 단체와의 마찰이 커질 것"이라며 "적어도 이전에 보여졌던 상명하복식 노동운동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 ▲상견례 빨라야 11월,,임단협 연내 타결 불투명 현대차노조가 실리 중도 노선의 새 집행부를 구성했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 등 조합원의 염원이 올해 안으로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물리적으로 일정이 녹록치가 않다. 새 집행부 선출 이후에 업무 인수인계, 대의원 선거, 대의원 대회 등을 치르는데만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리는데다 이후에도 사업계획 수립, 새 임단협안 마련까지 감안하면 11월이나 되어야 임단협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노사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크다"며 "새 집행부가 꾸려지는대로 상호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금속노조가 실시할 예정인 지역지부 전환에 대해 현대차 새 집행부가 강력 반발하는 만큼 이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는 점도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노동계 관계자는 "금속노조도 새 집행부를 선출한 상황에서 기업지부 해소는 차기 집행부 손으로 넘어간 상태"라며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새 집행부 간에 기업지부 해소를 놓고 격렬한 논란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지부 내에서는 지역지부로 전환할 경우 조직력이 훼손되고 고용불안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반면 금속노조는 현대차를 포함한 현행 기업지부 5곳의 지역지부 전환이 산별노조 완성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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