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박근혜 회동, 계파갈등 해소 분수령 되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주 최대 정치적 이벤트로 평가받는 이번 회동에서 여권 내 고질적인 계파갈등 해소의 분수령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은 표면적으로는 대통령 특사로 최근 유럽을 다녀온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순방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 박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9월 5일까지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촉구하기 위해 유럽 4개국을 다녀왔다. 이와 관련, 양측은 이번 회동이 유럽순방 성과를 보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나눌 대화 내용에 집중돼 있다. 이날 회동에는 특사단으로 동행한 안경률, 유정복, 김성태, 김태원 의원 등이 함께 할 예정이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독대를 가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독대가 이뤄진다면 정국 주요 현안은 물론 고질적인 계파갈등을 풀기 위해 양측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친이 vs 친박'으로 상징되는 여권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이후 좀처럼 해소되지 못했다. 특히 18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점입가경이었다. 이후 정국 운영 주요 고비 때마다 주류 측인 친이 진영에서는 친박 진영에서 사실상 여당 내 야당 역할에 머무르며 국정운영을 방관하고 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친박 진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려울 때는 박 전 대표를 찾고 여전히 계파갈등 해소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것.양측의 갈등이 워낙 뿌리 깊은 것이기 때문에 이번 만남으로 계파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확 달라졌다. 불과 4개월 전 이른바 친박 원대대표 추대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다가 박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우선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유럽특사 제의를 수용한 것이 상징적이다. 또한 친박 최경환 의원이 9.3 개각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등 양측 간 화해 무드도 상당히 조성됐다. 특히 최 의원의 입각은 박 전 대표의 암묵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 대통령 역시 상황이 여유롭다. 최근 중도실용을 집권 2기 국정기조로 내세우고 연일 활발한 친서민 행보로 지지율이 40%대 중반을 회복했다. 취임 초기 인사파동과 촛불시위는 물론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정국 당시 급격한 어려움을 겪었을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향후 정국 운영에서 박 전 대표의 전폭적인 협력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보다 국정운영을 주도할 수 있다.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것. 박 전 대표 역시 그동안의 마이웨이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 정부의 성공이 차기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독대를 통해 개헌이나 선거제도·행정체제 개편 등 정치개혁 과제,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여권 전체의 방향을 가를 중대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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