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이 더 위험한 이유

외인 포트폴리오 조정 나서..순환매 장세 기대말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하이닉스 등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의 선방이 돋보이고 있지만,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이 불안하다는 신호도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0.3%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일대비 0.4% 하락한 7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현대차(1.40%)와 LG전자(0.71%), 하이닉스(2.88%) 등은 일제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에 비해 소위 말하는 '달리는 말'의 상승세가 여전히 강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이들 '달리는 말'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있어 이들 종목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했던 외국인들이 태도를 바꾼 것은 지난 8월31일부터다. 이날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으며, 매도규모나 횟수도 더 잦아지는 모습이다.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보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현대모비스(-4688억9000만원)와 LG디스플레이(-2077억5100만원), 삼성전자(-2034억6100만원), 현대차(-1001억원), LG화학(-821억6300만원), LG전자(-658억500만원) 순이다. 이들 종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거나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명실상부하게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종목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많이 오른 종목을 먼저 내다 팔면서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더라도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에 대해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스트레트지스트는 "업종별로 볼 때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이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전기전자, 철강금속, 통신, 은행 등"이라며 "이 중 전기전자 업종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외국인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6.4%p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통신이나 철강금속 등이 1%p대인 것을 감안하면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도주를 과보유하고 있는 수준이 상당히 크고, 당분간 이들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역시 같은 의견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전기전자와 운수장비에 대한 외국인 시총비중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 10월말 수준에 육박한 상황"이라며 "지난 주 외국인은 전기전자 및 자동차에 대한 매도 우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순환매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고, 업종별로도 보유비중이 낮은 금융이나 철강금속 등으로 순환매 유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히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IT나 자동차를 매도하고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경우 코스피 시장 전체의 상승세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 전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시장은 주도주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주도주가 없이 순환매 장세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지수의 하락을 방어하는 성격이지, 순환매를 통해 지수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순환매 장세가 나타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만큼 시장이 피로하다는 시그널인 만큼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현금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기가 회복될 때 IT나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 위주의 강세를 보이는 만큼 주도주의 조정 국면에서 이들 종목을 매수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을 통해 주가가 오른다면 소재 종목의 상승세가 가장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소재가 오른 이후 IT나 자동차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재의 상승세를 확인한 이후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16포인트(-0.38%) 내린 1602.74를 기록하고 있다. 이시각 현재 외국인은 233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화학(174억원), 철강금속(97억원), 금융(133억원) 등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전기전자(-22억원), 운송장비(-188억원) 등에 대해서는 매도세를 지속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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