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펀드리서치 문수현 연구원펀드 시장에서 연일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가파르게 감소했던 MMF 수탁고는 최고점 대비 30조원, 8월 27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11조원 감소되어 100조원을 하회하게 됐다. 이는 하루 평균 1000억원 가량 감소하던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4배 이상 큰 규모이다. 이와 같은 MMF의 급격한 자금 이탈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MMF는 단기금융 상품으로써 실적 배당 상품이기는 하나 위험이 낮으며, 환매 후 익일이면 출금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발견되면 MMF잔고가 감소되는 반면,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는 경우에는 MMF 잔고가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MMF 자금 움직임을 통해 시장의 투자 온도를 체감할 수 있다. 2008년 하반기 리먼사태 이후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중의 자금은 MMF로 급격히 쏠렸다. 이는 시장의 투자 심리가 냉각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렇다면 최근의 MMF 수탁고 감소가 증시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수급을 통해 본 결론은 '그렇지 않다' 이다. MMF에서 자금이 이탈된 것은 투자 심리가 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MMF자체의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MMF는 만기가 짧은 CD, RP, 채권 등 단기 자산을 편입해 운용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 타 이자자산에 비해 수익률 하락이 더디며, 금리 상승기에도 수익률 상승이 더디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금리 상승기 초입인 현재 MMF 평균 수익률은 2.27%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은행의 정기예금, 채권, CP 금리보다 낮으며, 2.57%인 CD 금리보다도 낮다. 예금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 예금 금리가 높아졌으며, 채권시장 불안으로 단기금리 또한 상승함에 따라 MMF는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였다. 최근 MMF 이탈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금리 민감도가 높은 법인 자금이었다. 이에 따라 MMF 자금은 수익률이 더욱 높은 다른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은행 저축성 예금은 4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증권사 신탁은 3조2000억원, 채권형 펀드는 2조4000억원, RP는 2조2000억원, CMA는 1조7000억원 증가됐다. 또한 일부 MMF에서 이탈된 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위기로 주택가격이 하락한데다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낮아져 레버리지를 일으킨 부동산 투자의 기대수익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7월 정부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낮추었으나 민간신용의 총 대출은 7조 8000억원 증가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으로의 이동은 미약했다. 주식 직접투자액 증가를 보여주는 실질고객예탁금은 지난 한 달간 3조원 증가했으나, 최근 증시 탄력 둔화로 재차 감소되는 모습이다. 또한 간접투자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7월 16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30일 연속 투자 자금이 순유출 되는 등 투자 심리가 극도로 불안해 졌다. 증시 상승의 시기를 수익 확정의 기회로 삼게 되어 펀드 신규 설정보다는 환매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이렇듯 MMF에서 투자 자금이 급감하였다고 해서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이어져온 단기자금 부동화 현상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시중의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금리 수준이 더 높은 안전자산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였을 뿐 증시로의 움직임은 미약했다. MMF 이탈을 통해 본 투자 시장의 온도는 여전히 차가울 뿐이다.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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