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자금, 다시 증시로 돌아오나

직접투자 열기 뜨거워...중소형주 강세는 기대못해

"최근에 펀드를 환매하긴 했는데 이 돈을 다시 주식시장에 넣어볼까 생각중입니다. 펀드는 그동안 하도 마음고생이 심해서 원금 회복하자마자 일단 환매를 했지만 요즘 뉴스를 보니 주식시장이 계속 오른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너무 올랐으니 약간 빠지면 그 때 종목 몇 개 사볼까 하고 있어요." - 개인 투자자 박 모씨(36).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뭉칫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이 자금이 직접투자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가에서 9월 주식시장이 상승탄력을 다소 잃거나 쉬어가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VKOSPI 지수는 연일 연저점을 하향돌파하고 있는 등 투자심리는 여전히 강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펀드 환매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1570억원이 감소, 7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환매액은 2425억원을 기록해 이달 들어 3번째 큰 규모를 이루고 있다.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 예탁금은 14조원대를 지속, 불과 두달 전인 6월30일 12조7000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 가량 늘었다. 펀드 환매를 통해 현금비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일부는 직접투자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 예탁금이 지수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2007년이 간접투자의 전성기였다면 지금은 직접투자로 돈이 더 들어가면서 오히려 주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일부분의 환매자금만 직접투자로 유입되고 있지만 조만간 본격적으로 직접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형 펀드 환매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과거 경험상으로 볼 때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만큼 최근 경기회복과 맞물려 금리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직접 투자에 나서게 될 경우 개인들이 많이 사는 중소형주 위주의 강세장이 다시 한번 연출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해나갈 만한 힘이 없는 만큼 여전히 외국인이 이끄는 장세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대형주의 강세장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직접투자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중소형주 위주의 강세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며 "개인은 호흡이 짧고 단기적인 성향이 있는 만큼 시장을 주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관이나 외국인이 확실하게 매수 주체로 부각될 경우 개인 역시 시장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지, 개인 혼자서는 시장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 역시 "외국인은 6월 2.4조원, 7월 5.8조원, 8월 3.6조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매수세가 주춤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사는 대형주가 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같은 대형주라 하더라도 어떤 업종이 좀 더 강세를 보일 수 있겠냐는 점. 그는 "IT나 자동차가 여전히 주도권을 쥘지, 아니면 다른 업종 대표주로 주도권이 넘어갈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IT 중 반도체는 여전히 가져가면서 금융이나 철강 등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1일 오전 11시1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7.79포인트(-1.11%) 내린 1590.15를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인 정권교체에 나선 일본의 경우 장 초반 급등세를 모두 반납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중국증시 역시 4%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국내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15억원, 570억원의 매도세에 나서면서 지수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은 980억원.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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