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 魔의 벽 넘다

경쟁국 구조조정 할때 한국 이 악물고 투자LCD패널 50% 돌파·D램 60%·휴대폰도 30%세계최초 DDR 3D램 양산·아크리치 생산도위기를 기회로 삼은 한국의 전기ㆍ전자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눈부시다. 선진국 경쟁업체들이 경제위기로 주춤한 사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선진국시장은 물론 중동, 남미, 동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에서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가격경쟁력 뿐만 아니라 품질 우위를 앞세운 제품들이 늘고 있어 이들의 글로벌 행보는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세계시장 판도를 흔드는 한국의 전기ㆍ전자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살펴봤다.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전제품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전력을 다하라" 국내 전자업계의 맹주격인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해외 지법인장 회의에서 이 같이 주문했다. 경기회복 시점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는 것. 이와 관련 지난 6월, IT수출은 101억7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11월 85만9000만달러로 주저앉은지 8개월만에 다시 100억달러 고지를 재탈환했다. 7월에는 109억1000만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LCD와 휴대폰, 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전의 성장세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황기의 절반수준인 65억1000만달러까지 급감했던 IT수출이 이처럼 빠른 '복원력'을 보인 것은 당초 우려보다 빠른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으로 무장한 국내 IT기업들의 선전이 뒷받침됐다. LCD패널 분야에서 국내업체의 시장점율은 2분기 현재 49.7%를 기록했으며 최근들어 50%대 벽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D램은 이미 50%대를 넘어 60%대를 향해 가고 있으며 휴대폰 점유율도 2분기에 30%대를 넘어섰다. 또 전세계 LCDTV 3대중 한대는 우리나라 기업 제품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불황에 직격탄을 맞아 구조조정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 M&A와 연구개발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세대 앞선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어 'made in korea'의 고속질주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독주체제 굳혔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각각 34.1%와 21.7%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5.8%에 달한다. D램시장에 대한 가격과 수급에 대한 결정권을 두 회사가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이후 후발주자인 대만업체들의 설비증설로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데다 2007년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로 수요마저 줄자 반도체업계는 '생산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적자의 수렁에서 대만, 일본의 경쟁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를 악물고 투자를 지속했다. 최신반도체 라인 1기를 증설하는데 드는 비용이 3조원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며 미래를 준비한 것. 설비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계속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연구인력은 무려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투입된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매년 전체 매출의 20%에 달하는 40억~50억달러가 연구개발비로 쓰였다. 이같은 투자는 결국 생산능력과 기술격차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0나노 공정에서 제품양산을 시작했고 올해는 40나노 공정 양산을 준비중이다. 대만 등 경쟁사들이 아직 60나노 생산에 그치고 있다.또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최초로 DDR3 D램 양산에 돌입했다. DDD3는 현재 시장의 주력품목인 DDR2보다 데이터처리속도가 2배이상 빠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해외 경쟁사와의 기술격차가 과거 6개월에서 이제는 1년이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고 았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D램 2위(19.4%), 낸드플래시 3위(12.3%)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D램 점유율을 21.4%로 확대시키며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하이닉스는 특히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한 기술리더십 유지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6년까지 매출액 대비 5%에 불과했던 R&D 투자비는 2007년 6%를 넘어, 2008년에는 11%까지 증가했다. 경기침체와 시황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11.7%까지 투자비율을 높였다. 연구개발 인력 역시 지난해말 현재 전체 인력의 20% 수준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D램 점유율을 늘리며 3위 업체 엘피다와의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으며 하반기에는 44나노 제품 양산으로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그래픽,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도 R&D 투자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D램 점유율은 전년 대비 200% 상승했으며 그래픽스 D램은 세계 최고속 제품을 개발하는데 잇따라 성공했다.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만발의 준비도 끝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P램 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오보닉스와 관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재료, 공정, 디자인, 생산 분야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50나노급 512Mb P램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차세대 메모리 STT램의 기술개발업체 그란디스와 관련 기술 라이선스 및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닥의 거인, 서울반도체의 글로벌 행보 역시 삼성전자, 하이닉스 못지 않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TV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LED TV'의 핵심 부품인 LED 생산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품은 초박형 조명용 LED Z1, 자연광 수준의 높은 연색성 지수(CRI)를 자랑하는 톱 뷰 LED, 초 고광도 LED P7, 그리고 세계 최초의 교류전원용 반도체광원인 아크리치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지는 서울반도체의 저력은 '투자'에서 비롯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특허권을 확보해 현재 보유 특허만해도 5000여개에 달한다. 제품군에 따른 전략적 수직계열화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LED칩부터 반도체용 패키지(PKG),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돼 있다. 이에 따라 칩 조달 등 전략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시장수요 증가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해외 유수 LED 기업과의 크로스라이선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도 눈에 띈다. 세계 5대 특허 메이커 그룹에 진입한 서울반도체는 니치아, 오스람, 크리, 토요타 고세이(TG) 등 세계적인 LED 기업들과의 크로스 라이선스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특히 일본 니치아와의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 체결 이후 고객사의 주문이 늘어 호실적에도 힘이 실렸다. 지난 2분기 서울반도체는 1159억원의 매출,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동부하이텍은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휴대폰, 가전, 자동차, 의료기기, 각종 OA기기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사용되고 있는 아날로그반도체를 전략사업을 선정, 집중 육성중이다. 아날로그 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450억 달러(08년 기준)로 메모리반도체 시장(470억불)과 규모가 비슷하고,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길어 시장이 안정적이며, 영업이익률이 50%가 넘는 고수익 분야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해 영입한 TI 최고 기술임원(펠로우, Fellow) 출신인 루 후터(Lou N. Hutter) 부사장을 중심으로 아날로그파운드리사업부를 구성, 국내외 30여 개 회사에 전력관리칩(PMIC), LED 구동 칩, DC-DC 컨버터, 오디오 앰프 칩, 인버터 구동 칩, 모터 구동 칩 등 10여 개의 아날로그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복합전압소자(BCDMOS)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6월 세계 최초로 0.18미크론급 복합전압소자 (BCDMOS) 공정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모바일 제품용 중전압 (20V 미만) 및 초고전압(200V 이상) 복합전압소자(BCDMOS), 그리고 고성능(High Performance) 아날로그 CMOS 공정 등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아날로그반도체 회사에서 20년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아날로그와 파워반도체의 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아날로그반도체 전문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SERI 수석연구원은 "올해 PC수요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사실상은 5~6% 감소에 그치는 등 시장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대만 등 경쟁국가의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만큼 내년 증가될 반도체 수요는 국내 기업들이 고스란히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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