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지식사회에 접어들면서 인간중심의 ‘휴먼 경제’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의 발전을 통해 어디에서나 정보 구하기가 쉬워지면서 창의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갖가지 아이디어 상품이 출시되고 우리 상상력에서만 존재하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 상품이나 변화의 핵심에는 인간이 있고 조직이나 마케팅에도 휴먼이 중심이 되는 휴먼사회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건강상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내의가 개발돼 인기랍니다. 평소에는 연두색을 띠고 있지만 아이의 체온이 섭씨 37도를 넘으면 흰색으로 변해 아이의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젖병 또한 수유적정 온도인 섭씨 38도를 넘어서면 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해 아이가 뜨거운 젖으로 인해 입안이 데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 입술 상태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립글로스도 있고 평소엔 깨끗한 회색이지만 겨울철 바닥 온도가 오르면 따뜻한 느낌의 갈색으로 색상이 바뀌는 바닥재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모두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변화를 일으켜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졌습니다. 건강이나 환경의 변화를 측정하는 제품 외에도 편의성을 높여주는 물건들도 많습니다. 컴퓨터를 하면서 손 운동을 할 수 있는 마우스가 있습니다. 마우스 센서를 운동기기에 접목시킨 것으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마우스가 인식하고 손잡이를 움직이면 커서가 따라 움직이며 꽉 쥘 때마다 클릭이 되는 방식입니다.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눈의 움직임에 따라 자판의 알파벳이 입력되는 컴퓨터가 있는가 하면 오타를 방지하는 키보드까지 개발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변화는 유비쿼터스와 함께 찾아 올 것 같습니다. 요즈음 새로 짓는 아파트는 무척이나 똑똑합니다. 입주자가 주차장에 들어오면 차단기가 올라가고 주차장의 빈 자리까지 알려주며 엘리베이터를 타면 얼굴을 인식해 거주하고 있는 층의 버튼이 자동으로 눌러집니다. 양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비가 올 확률이 높은 날은 현관 우산보관함에 설치된 무선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일기예보 정보를 제공받아 우산을 가지고 외출하라고 우산보관함에 불빛이 들어옵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진화는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기업 마케팅에도 사람 냄새가 나는 소위 ‘휴먼텔링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기업들 사이에는 친근감 있는 블로그나 커뮤니티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주부들의 공장 견학을 추진하는 한 식품회사는 견학고객 블로그를 별도로 만들어 다녀 온 사람들로 하여금 체험담을 올리도록 해 제품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잠재 고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이중효과를 거두고 있답니다. 또 추억이 깃든 여행담이나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글을 올리는 등 방문하는 고객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고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의 의견을 존중하는 쌍방향 대화가 바람직하지 일방적인 정보 전달만의 광고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지적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핵심은 사람입니다.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시장에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기업 간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고객에게 기업 가치를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마케팅을 유통 등 구조적인 면, 제품 개발 등 기술적인 면, 광고 판촉 등 기법적인 면들로 구성하지만 인간적인 면의 중요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직원들 스스로가 헌신하고자 하는 각오와 창의적인 생각으로 고객을 대할 수 있도록 해야 고객의 마음과 진정으로 만날 수 있다. 한 제품에 대한 고객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아주 작은 경험들의 집합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러 CEO들의 마케팅에 관한 생각을 담은 <앞선 사람들의 앞서가는 생각>에서 한 인사가 강조한 말입니다. 즉 고객과의 만남에 앞서 직원들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시대는 건축물이나 기계시설 등을 말하는 하드웨어와 경영과 기술, 지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하는 소프트웨어에서 그러한 경영과 기술을 활용하고 인적자원인 사람에게 맞춰 능력을 올리고 감정의 상호 교류까지 이루어지게 하는 ‘휴먼웨어’로 옮겨가고 있답니다. 갈수록 지능화하는 제품도·기업들의 마케팅도·CEO들의 경영도 모두가 인간중심, 인간존중입니다. 경제지표가 일부 좋아진다고는 하나 아직은 체감하지 못하고 모두들 어렵다는 요즘 주변의 기업들과 경영인들이 함께 ‘휴먼’을 우선으로 하는 풍조를 더욱 다졌으면 합니다. 아니 요즈음의 대세입니다. 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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