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캐리트레이드, 양적완화 부작용?

사진:블룸버그뉴스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자취를 감췄던 캐리트레이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 위기 해소를 위해 각국 정부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린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해 차익을 올리는 거래를 뜻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회복과 더불어 캐리트레이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여전히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캐리트레이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블루골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미시경제학 및 통화 담당 이사인 스티븐 젠은 "캐리트레이드가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이 각국의 금리 인상 조짐과 더불어 캐리 트레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금융위기 이전 캐리트레이드의 주류를 이뤘던 엔화는 여전히 인기 통화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 미국 달러화와 유럽의 일부 통화도 캐리트레이드 대상으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제로에 가깝고 유럽 역시 1% 이하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최근에는 브라질과 호주, 노르웨이 등이 캐리트레이드 투자자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8월 중순 기준으로 40억달러에 달하는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브라질 헤알화에 투자됐다. 지난 2월말 이후 달러에 대한 헤알화 가치는 28% 상승했다.세계 경기 호전에 수혜를 받고 있는 호주 역시 투자자들이 엔과 달러를 차입해 마련한 자금을 투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달러 대비 호주달러 가치는 6개월새 29%나 뛰었다.이처럼 캐리트레이드 시장이 부활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지만 위험성도 만만치 않다. 특히 캐리트레이드 대상국 자산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오히려 대규모 손실을 입을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캐리트레이드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주식과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판단에서다. 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공포를 반영하는 시카고선물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 빅스(Vix)는 최근 30을 밑돌고 있다. 작년 가을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 빅스는 80까지 치솟았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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