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잡초형 인재 찾아라'

하반기 공채 290명 선발···고난도 다중 면접
통신업계 맞수 KT와 SK텔레콤이 채용시장에서도 치열한 라이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하반기 공채시즌이 점점 다가오면서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양사의 입사전략을 미리 타진해 보기 위한 취업 준비생들의 '장외전'으로 리쿠르팅 업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의 공채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온ㆍ오프 리쿠르팅 업체를 중심으로 예비 취업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또 각종 취업정보 게시판이나 관련 블로그ㆍ카페에는 이미 입사한 선배들의 시험 족보나 면접에서의 팁 등 유용한 정보들이 업데이트 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KT(대표 이석채)의 올 하반기 공채는 10월에 시작되며 채용 규모는 100~150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은 8월말 공채 시즌에 본격 돌입하고 채용인력은 14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자기소개서는 면접의 관건=본인의 스펙만 믿고 자기소개서를 대충 채웠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운좋게 서류전형을 통과하더라도 고난도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자기소개서 작성이 매우 복잡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원동기, 성격 장단점, 입사후 포부 등 작성할 내용이 많지만 충분히 스스로 기술할 경우 면접에서 그만큼 가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KT는 서류전형과 직무능력 검사를 거친뒤 실무진 면접과 임원 면접이라는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실무진 면접은 조직가치를 평가하는 핵심역량 면접과 직무역량 면접으로 구분된다. 핵심역량면접은 50분동안 진행되며 KT의 인재상과의 매칭을 패널면접 형태로 집중 평가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세례로 응시자가 진땀을 가장 많이 흘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직무역량 면접은 실무 전문가 3명이 1명을 30분간 인터뷰하고, 프리젠테이션 면접(20분)과 그룹토론면접(50분)을 통해 재검증 작업에 들어간다. 임원면접은 응시자의 인성, 태도, 가치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3~4명의 임원이 참여해 4~5명의 피면접자를 대상으로 50분간 진행한다. SK텔레콤의 경우 매년 면접 형식이 바뀌기 때문에 더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요령이나 기술로 치장하기 보다는 지원한 직무분야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내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 2007년 면접에서는 드레스 코드를 '자유복장'으로 공지했는데도 적지 않은 지원자들이 정장을 입고 왔다. 하지만 판에 박힌 정장보다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의 캐쥬얼로 자신감을 보여준 지원자들이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지난해는 1차 실무역량 면접시 1박2일 합숙을 하면서 다면평가를 실시해 지원자들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창의성 및 기업관, 패기, 인성을 판단하는 2차 임원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2년간 양사의 평균 공채경쟁률은 100대1 수준이다. 정준수 KT 인사담당 상무는 "면접시 민감한 문제일수록 적극적으로 해명함으로써 채점관에게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K텔레콤 인사 관계자는 "면접은 신입사원만의 자신감과 패기를 엿볼 수 있는 자리"라며"완벽한 영어 실력보다 손짓 발짓을 해서라도 당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상을 제대로 파악하라='두뇌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의 인재상을 제대로 숙지하는 것은 바로 응시자들의 경쟁력과 통한다. 통신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풍부한 아이디어를 갖춘 '끼' 있는 인재보다는 위기대처 능력이 뛰어난 '잡초형 인재'가 각광받는 점도 염두에 둘만 하다. KT가 원하는 인재상은 한마디로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바탕으로 창조성과 책임감을 갖춘 인재다. KT에서는 상품 기획, 약관 작성, 유통망 설계, 마케팅 전략 등 다른 각각의 업무를 혼자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따라서 다양한 상황에 맞게 미션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능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T형 인재'를 우선으로 꼽는다. 'T형 인재'란 일본의 도요타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념으로, 특정 영역에서는 전문가이면서도 경영 일반에서는 보편적 교양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과거에 환영받던 I자형 인재가 한 가지 분야에만 매달리는 사람으로 인간관계 역시 상하 수직적이라면, SK텔레콤이 요구하는 T자형 인재는 이공계 출신이라도 인문을 알아야 하고 수평적인 인간관계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SK텔레콤이 본부장, 실장, 팀장 등을 제외한 비직책자들의 호칭을 '매니저'로 단일화한 것도 T자형 인재 양성의 범주에 든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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