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지수는 13.86포인트(-0.88%) 내린 1565.35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이 2250억원(이하 잠정치)의 매수세를 보이며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소화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0억원, 1950억원의 매물을 내놓았다. 외국인의 지난 20거래일간 이어온 매수 행진을 마쳤다. 지난 20일간 외국인은 7조1600억원을 사들였으며 1998년 이후 최장기간의 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13일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단기적 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물 매도의 규모가 소폭이었고 FOMC회의나 옵션만기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과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인해 당분간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일정한 조정 속에서 외국인과 투신의 종목 선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13일 하루의 지수 등락 만을 놓고 보면 외국인의 지수 선물 매매가 KOSPI의 등락을 좌우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6371계약의 지수 선물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작년 7월13일 이후 최대 규모이다. 지수 선물 미결제 약정은 12만1684계약으로 증가해 외국인의 지수 선물 매도가 신규 매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며 현물 주식은 소폭 순매도했기 때문에 현물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FOMC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단기 헤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는 금번 FOMC에서 미 국채 매입 프로그램 지속 여부가 논의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중단되면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게 되고 이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한국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외국인이 21 거래일 만에 순매수를 중단했으나 그 규모가 크지 않았고 지수 선물 순매도 역시 단기 헤지성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수급 환경이 변화를 맞았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이다.◆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그동안 시장을 이끌던 중국증시의 가파른 조정이나 미국의 조정흐름도 과도기적인 현상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과 3·4분기 실적전망치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른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등을 고려할 때, 일정부분 물량소화 과정 속의 기간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국내 증시의 경우 FOMC회의 결과나 옵션만기라는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결과를 확인한 후 대처할 필요성도 커진 시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상승의 연속성이 단절되면서 자연스럽게 숨고르기 국면이 전개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일단 이번 탄력둔화를 계기로 지수의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존 주도주들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지만 당분간은 갭매우기 차원에서 중소형주 등 소외주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 될 전망이다.◆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우리증시를 기준으로 장초반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이 미국증시라면 장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중국증시라고 할 수 있겠다. 전일도 우리증시가 하락 출발한 것은 미국의 영향 때문이었지만 장중에 낙폭이 20p이상 확대된 것은 중국증시의 급락영향이 컸을 것이다. 중국증시는 전일 4%이상 급락했으며 지난주 고점대비로는 10%이상 조정을 받고 있다. 저점대비 100% 상승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조정은 어느정도 용인될 수 있는 것이지만 너무 빠른 조정이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이러한 조정은 최근의 부정적인 뉴스플로우에 대해 극단적인 해석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중국증시의 급락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한쪽 눈을 가린 채(대출규제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 우려)다른 한쪽 눈을 감아버린(수출경기, 선진국 수요회복 가능성 배제) 상황으로 평가된다. 우리증시에 비추어 보면 숨고르기의 명분이 될 수는 있겠지만 추세를 고민할 재료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장이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주도주였던 대형주들의 탄력은 둔화될 수 있으나 순환매 관점에서는 소외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제고가 가능한 시점이기도 하다. 수급측면에서 7월 중순 박스권 돌파이후 4조원의 현금을 확보한 개인의 매수여력과 맞물려 수익률 게임이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시장이 조정세를 나타냈지만 이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것은 외국인의 순매도였다. 외환위기 이후로 최장기간인 20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투자가들은 전일 소폭의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그러나 순매도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고, 이들의 기조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생각이다. 하루 4~5천억원의 폭발적인 순매도는 분명 일단락되었다는 점이 뚜렷하다. 그러나 여러 걱정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향후 상당 기간 동안 글로벌 전반에 걸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유동성의 유입이라는 흐름 자체는 커다란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수기조 자체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이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시장에 불러오고 있는 변화의 조짐 또한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그동안 시장의 급등세를 주도해왔던 블루칩들이 외국인 및 기관의 매도 속에서 연이은 조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적어도 최근에 경험했던 단기 지수급등의 흐름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밖에서는 한창 금리인상이니 출구전략이니 하는 거시적인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이와 같은 논란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시각이다.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성격이 지수 중심의 장세에서 종목 중심의 장세로 변환되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 근간에 자리잡고 있는 두 주역인 외국인과 투신의 선택이 어떤 종목군으로 집중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요구되며, 당분간 종목 중심의 수익률에 집중하는 시장흐름을 염두에 두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