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광주 서부경찰서 민원실 앞쪽에 마련된 장애인 및 노약자용 휠체어. 잠금장치가 된째 한쪽 구석에 처박혀있다.
하지만 서부경찰서 민원실에 비치된 민원인용 컴퓨터는 사실상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기종이었으며 프린터 역시 평소 전원 플러그가 연결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어 담당 직원조차 정상 작동여부도 모르고 있었다.또 민원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팩스나 스캐너도 없었으며 민원인의 팩스 전송 요청에 '보안상 일반인은 팩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이에 서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같은 민원실 불편을 지적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장애인 편의시설도 보여주기식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노약자나 장애인이 비상시에 이용하는 벨은 휠체어로는 접근조차 하기 힘든 곳에 설치돼 있었고 이마저도 아크릴 보관 상자를 씌워 개폐구를 철사로 꽁꽁 묶어 놓고 있어 벨 설치의 당초 의도를 의심케 했다.휠체어 역시 잠금장치가 부착된 채 민원실 입구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었다.동부 경찰서 민원실도 상황은 비슷했다.컴퓨터와 프린터, TV 외에는 민원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었으며 복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민원실 직원에게 별도로 부탁해야 함은 물론, 팩스 사용시에는 다른 부서에 가 관계 직원에게 사정해야만 했다. 특히 동부서의 경우 노약자나 장애인을 돕기 위한 벨과 휠체어는 아예 설치가 안돼 있었고 시청각 장애인들이 민원실에 오면 어떤 식으로 대처하냐는 물음에도 “장애인 민원인은 거의 보호자와 함께 오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답했다.반면 광주 남부·북부·광산 등 3개 경찰서 민원실은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관리 감독도 잘 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이에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민원인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미리 점검했어야 하는데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각종 시설을 점검해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