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 지수는 상승탄력이 약해지며 12일만에 고공행진을 마감했다. 30일 증시 전문가들은 큰틀에서 주식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중국증시의 '과열 논란'과 중국정부 정책 기조 변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 2분기 기업 실적 호전은 이미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이에 최근 상승흐름을 주도해 온 IT, 자동차 업종에 대해 차별적으로 접근하고 그동안 소외돼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증시가 3일 연속 제자리걸음하며 반등탄력이 약화됐고 최근 과열 우려가 불거진 중국 주요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해외증시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에 코스피 지수가 파죽의 11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약보합세로 마감해다. 하지만 장 막판 증권주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미뤄볼 때 장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여전하다.수급적 측면도 큰 변화가 없었다. 연일 4000억원 이상 대규모 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전날에도 3000억원 이상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은 매도세를 확대해갔지만 매매 내용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전반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와중에도 외국인 선호 종목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전날 5% 하락하며 요동친 중국 상하이 증시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기업의 수출 비중이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만큼 크기 때문에 중국 증시와 경제에 대한 향후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중국정부가 증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과열을 막고자 각종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본격적 출구전략 단행은 아니라는 점에서 추세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겠다. 24일 중국 공산당과 28일 중국인민은행장 발언에서도 정책기조에 큰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중국 증시의 조정이 일시적으로 국내 증시 발목을 잡을 수도 있지만 기존 상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분기 실적이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데다 최근 국내외 증시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심리가 높아지고 있기에 조정요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경기부양책에 쓸 재원 마련을 위해 미국이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할 때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세계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곤 했다. 앞으로도 미 국채의 성공적 발행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아 달러화 약세를 통해 국내 수출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정책당국의 기조 변화도 또다른 조정요인이다. 최근 1000억위안 규모 시중유동성을 흡수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상업은행 자산 건전성 강화 등 지침을 내놓으며 미세조정에 나사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경계요인들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갈 필요는 없지만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기간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 종목별 대응전략에도 다소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IT, 자동차 같은 선도주들의 상승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했거나 선행투자를 통해 기술격차를 현격히 늘린 기업으로 투자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기존 상승 기조 유지에 대한 전망은 변함없다. 하지만 향후 증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미국 실업률 7월 전망치는 9.6%로(지난달 9.5%)로 198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실업률은 은행 연체율 상승, 소비 위축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고용시장 선행지표(비농업부문취업자수,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해고발표건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업률 하락 가능성은 높다.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의 조기 출구전략 논쟁도 위험요소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말 이후 58% 상승, 배럴당 60달러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경기 및 증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낮은 유가(비용절감)와 원·달러환율(가격 경쟁력 강화) 때문이다.◆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 순환매 패턴이 이어짐에 따라 주도주와 소외주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이번 주 실적발표 모멘텀에 힘입어 큰 폭 상승한 금융주를 비롯해 건설, 해운, 조선주 등이 탄력적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상승폭이 컸던 철강금속, 대표적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관련주 상승 탄력은 이전만 못하다. 같은 업종 중에서도 1등주 보다는 2등주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외주로의 순환매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종목별로도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키맞추기 양상은 밸류에이션과 연관돼 있다.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MSCI KOREA 12개월 후 예상 PER 기준)은 28일 기준 12배로 부담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밸류에이션 상승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없는 국가로 이동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은 예외로 보인다. 한국증시는 중국, 인도,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외국인이 지속적 매수세를 보이는 등 내부적으로도 증시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경우 여타 국가 증시보다는 국내 증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한 업종과 종목으로 투자자들의 초점이 옮겨질 수 있다.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되 시장 대비 가격 부담이 덜한 산업재 중에서 건설, 해운주, 항공주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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