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그룹 석유화학 부분 회장이 동반 퇴진을 전격 발표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박찬구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최근까지 지분을 확대, 계열 분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공고히 유지돼 왔던 형제 경영 체제가 깨지고 박찬구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잡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 장남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은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화 지분 확대에 나섰다.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주식 34만주(0.70%)를 전량매도했고 박준경 부장도 금호산업 주식 35만주(0.72%)를 전부 팔아치웠다. 이로써 박찬구 회장 부자는 지난 3월까지 보유하고 있던 4.84%의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박찬구 부자의 금호산업 주식 총 매각 금액은 400억여원이다. 이들 부자는 이 자금을 포함해 금호석화 지분을 사들였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부터 금호석화 지분을 추가 매입, 지난 16일까지 지분율을 9.44%(우선주 제외)까지 끌어올렸다. 금호석화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던 박준경 부장도 지분율을 9.03%까지 확대했다. 총 매입규모는 1100억원 정도로 금호산업 매각 자금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박찬구 회장이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지 않다는 관측이 이 자금 규모에서부터 나온다.이 밖에 박삼구 회장을 제외한 금호그룹 일가는 금호석화 지분을 일제히 늘렸다. 이달 들어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씨의 지분이 기존 4.71%에서 5.78%로 늘어났고,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씨도 기존 10.51%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박철완씨의 지분이 두 형제의 주도권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박철완씨의 움직임에 그룹 대내외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부자와 금호그룹 일가의 지분 변화와 관련, 업계에서는 그동안 형제 경영을 해왔던 지배구조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박삼구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왔고, 석유화학 부분을 키워 온 박찬구 회장이 지분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형제간 갈등에 무게가 실렸었다. 결국 박찬구 회장은 최근의 지분 확대에도 불구 이사회에 의해 해임이 결정됐고, 형인 박삼구 회장과 함께 자리를 물러나게 됐다.한편 금호그룹은 최근 금호산업 지주체제를 전격 전환, 금호석유 지주체제로 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