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치킨게임 끝..승자의 투자 '스타트'

삼성전자·하이닉스 설비투자 잰걸음.. 납품업체도 신바람

길었던 반도체 치킨게임의 끝이 보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승자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 독식을 꾀하고 있으며 패자는 점유율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시장의 뒤안길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D램 점유율 3위인 일본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일본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반도체 치킨게임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승자들은 달콤한 과실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극심한 수익난 속에서도 지난해 1분기 30.5%이던 글로벌 D램 점유율을 올 1분기 34.3%까지 끌어올렸다. 하이닉스 역시 이 기간 18.5%였던 점유율을 21.6%로 높였다. 반면 패배의 대가는 혹독했다. 파산을 면치 못한 키몬다는 지난 2007년 1분기 13.2%였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10.4%로 떨어졌으며 올 1분기에는 5.2%로 급락했다. 중견 역할을 했던 프로모스와 파워칩 등은 올 1분기 점유율이 1%대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사실상 시장 경쟁상대로의 힘을 잃었다. 엘피다와 도시바 등도 심각한 적자와 손실율에 신음하고 있다. 승자들은 투자 확대의 잰 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이닉스는 총 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확정지었다. 생산량 증대를 통한 점유율 추가 확대가 가시적이다. 중국서는 현지 생산기지인 하이닉스 누모닉스에 C2 300mm 생산라인을 60나노에서 50나노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연초 계획했던 R&D(연구개발)와 설비 부문 1조원 투자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테스 등 관련 장비업체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장비를 발주하는 등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오르는 등 반도체 가격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이어서 시설 투자의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관련업체들도 신바람이 난다. 메이저 장비업체 중 하나인 주성엔지니어링은 하이닉스 중국법인에 88억원 규모의 반도체용 증착장치 공급계약을 따냈다. 유진테크와 테스도 하이닉스 중국 법인과 삼성전자에 연이어 생산설비를 납품할 계획이다. 정동영 SERI 수석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 회복이 가시적인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으며 DDR3 시장을 선도하는 등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그러나 시장을 교란시키던 대만업체들이 언제든 반격할 수 있는 만큼 우월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30나노 등 공정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게임이론.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출혈경쟁을 이에 빗대 표현해 왔다우경희 박형수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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