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 교차구매, 부품업계 '미묘한 기류'

삼성-LG 양사 계열업체 대격구도 완화될까 관심집중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 교차구매가 임박한 가운데 양 사 계열로 나뉘어 고착화된 장비 및 재료, 부품업체들의 대결구도도 깨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15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원사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 및 토론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이 자리의 화제가 양사의 기술 설명이 아닌 LCD TV용 패널 교차구매 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호 패널을 교차 구매키로 잠정 결정하고 MOU(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양사간 경쟁구도로 인해 LCD 패널의 규격이 단일화되지 않는 등 보이지 않는 '기술적 낭비'가 적잖았던 만큼 글로벌 시장서 점유율을 높이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양사의 입장이다. 교차구매를 바라보는 부품 및 장비 업체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이들이 속해있는 디스플레이협회의 역사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스플레이분야를 양분하면서 삼성에 주로 제품을 납품하는 계열 업체들의 협회가 따로, LG계열의 협회가 따로 운영되는 식이었다. 양자구도에 염증을 느낀 70여개 부품사들이 뛰쳐나와 또 협회를 만들면서 협회 난립의 구도가 성립됐다. 이들이 지난 2007년 현재 디스플레이산업협회로 통합됐으나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 계열과 LG전자 계열로 나뉘어 으르렁거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 교차구매가 이뤄지면 이 대결구도와 내부 갈등 역시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비 및 부품업체들은 그간 삼성과 LG의 눈치를 살필 뿐 서로 자기 계열이 아닌 제조업체에 부품이나 장비를 납품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교차구매가 활성화되면 부품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형식적인 협력이 아니라 실질적 교차구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부품업체들은 교차구매가 탐탁치만은 않은 눈치다. 국내 최대 장비업체 중 하나인 A사는 당초 삼성전자에 제품을 납품했었다. 그러나 구매 청탁 로비가 발각되는 등 괘씸죄에 걸려 삼성이 구매를 중단했다. 도산 직전의 위기에서 A사를 구한 것은 LG. 장기적으로 삼성-LG 계열 간 납품이 자유로워진다 하더라도 다시 삼성과 거래를 트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장비업체 CEO는 "교차구매가 활성화되면 기술력 있는 몇몇 대형업체들로 주문이 몰릴 것을 우려해 MOU가 흐지부지되기를 바라는 업체가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고 우려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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