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는 사업비 12조원을 들여 시속 200km에 달하는 기차를 지하 40m 부근에 설치해 안전하게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를 연결하는 철도다.”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개요다. 하지만 실체가 그려지지 않는다. 꼭 광역철도를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이에 이완희 경기도 교통건설국장, 서광석 철도대학 철도시설토목학과 교수, 문대섭 철도기술연구원 철도교통물류연구실장, 신희순 지질자원연구원 단장, 이창우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 5인이 말하는 GTX의 실체에 대해 담아봤다.
◇사업비 12조원 투입= 이완희 경기도 교통건설 국장은 경기도에서 교통정책 마련하며 가장 고민한 것이 ‘스피드’라고 말한다. “70년대~90년대 초까지 도시집중화 현상이 심화됐다. 이에 경기도는 도로만 생각했다. 빨리 달릴 수 있도록 고속도로, 기존 도로를 확장해왔다. 하지만 경기도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수도권 신도시~서울시계간 도로통행속도가 1998년 40.9km에서 29.7km로 감소했다. 또 대한교통학회 연구결과 2016년 991만1000대에서 2031년까지 1059만2000대로 수도권 자동차 보유대수가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의 시대는 끝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이에 경기도는 12조원을 투입, GTX는 3개 노선 145.5km 구간을 추진하게 됐다. 3개 노선은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km·28.5km는 KTX 선로), 의정부∼군포 금정(49.3km), 청량리∼인천 송도(49.9km) 등이다. 현재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10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제안서를 내민 상태다. 경기도는 사업자가 선정되는 대로 2011년 1월 착공해 2016년 9월 개통할 계획이다.
이창우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시속 200km로 달리는 안전한 철도= 문대섭 철도기술연구원 박사는 200km를 달리는 철도 차량을 만드는건 시간 문제라고 단언한다. 그는 “한국은 KTX를 만들며 철도 차량 제작에 대한 최고 기술을 구축했다”며 "시속 200km를 내는 철도 차량을 만드는 것보다 차량 정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창우 동아대학교 교수는 GTX가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자부한다. "화재시 연기는 0.8m/s로 퍼져나가 다시 화재지점으로 되돌아 온다. 승객들은 이에 약 240m가량을 움직일 수 있다. 시간상으로는 4~5분가량이 소요된다. 이 안에 대피하지 못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이에 GTX에는 2.5km마다 수직갱이 설치된다. 이 수직갱은 평소엔 환기구로 사용되지만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화재 발생시 승객들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대피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수직갱과 수직갱 사이 중간지점에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를 마련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는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이 교수는 "시속 200km로 달리는 철도 차량에서 미기압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역내 유리를 깰 수도 있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지하 40m에 설치되는 철도= 신기순 지질자원연구원 단장은 GTX가 지하 40m에 설치되기 때문에 사업비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박사는 "우리나라는 횡압력이 강한 지형에 있고 경기도지역은 화강암, 화강편무암지대"라며 "강한 암석 지대에 프랑스나 러시아처럼 단거리 지하철이 아닌 장거리용 터널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강재질은 단단한 암석으로 이 암석에 터널을 뚫으면 안전성이 자체적으로 확보된다. 동경대지진시 무너진것은 터널이 아닌 역사건물이었다. 터널이 암석안에 장거리로 구축되는 만큼 안전성은 문제가 아니다. 또 단단한 암석지대에 터널이 구축되는 만큼 안전성을 확보할 지보재가 적게 들어가니 공사비도 줄어들게 된다는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를 하나로 연결한다= 서광석 철도대학 교수는 GTX가 교통수단이 갖춰야 할 두가지 요소 중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동성’에 충족한 교통수단이라고 말한다. “현재까지는 어느 도시에 도달하기 위한 접근성이 중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통수단은 특정 구간을 움직일 때 소요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 된다. GTX는 서울과 수도권을 최단시간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최신 시설이다. 이동성에 있어 가장 뛰어난 수단이라는 뜻이다.”서 교수는 이어 “GTX는 서울과 수도권이 통합 발전될 수 있게 하는 주요 통로가 될 것"이라며 "서울지하철과 버스 등과의 환승시스템 구축과 GTX에 다다를 수 있는 연계 교통수단의 마련도 함께 고려되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GTX가 설치되는 2016년부터는 하루 자동차 88만 통행 감소와 더불어 연간 150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게 된다. 또 580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소비량과 연간 7000억원의 교통혼잡비용 등이 감소될 것이라는게 신 교수의 전망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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