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전국민의 27%까지 확보하겠단 방안을 밝힘에 따라 국내 유일의 백신업체 녹십자가 어느정도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부는 가을철 신종플루 대유행에 대비해 약 1300만 명(전국민의 27%, 2600만 도즈) 접종에 필요한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필요한 예산은 약 1930억원이다. 백신 구입처에 대해선 특정 업체를 지목하지 않고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외 제조사 등과 신속히 협의할 것"이라고만 했다. 현재 조달청과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업체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파스퇴르, 박스터, 노바티스 등 외국계 4곳과 국내 제약사 녹십자 등 총 5곳이다. 한편 녹십자측은 백신의 자급자족 측면을 고려해, 정부가 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해 줄 것이라 기대하는 눈치다. 녹십자 관계자는 "1300만 명 분 중 절반 정도는 공급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문제는 개발완료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녹십자의 백신 공급가능 시기는 여타 다국적제약사들에 비해 다소 늦어 내년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11월말부터 접종이 가능하도록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초기 구매시장에서 녹십자가 제외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연내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다국적제약사들도 자국내 백신 확보 상황 등과 맞물려, 한국으로의 공급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다. 더 중요한 관건은 백신의 가격이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1930억원의 예산은 백신 1도즈 당 7000원 수준(1인 당 14000원)으로 계산한 것인데, 여기에 제약사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계절독감 백신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제약사와의 협상에서 다소 변할 가능성은 있으나 큰 폭의 변화는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녹십자측은 "아직 단가 계산을 하지 않아 적정 가격을 밝히긴 곤란하다"라면서도 "외국 제약사들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7000원은 정부만의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외국계 제약사들이 각국 정부와 벌이고 있는 백신 가격은 낮게는 1만원에서 13000원 수준으로 한국 정부의 계산과는 큰 괴리가 있다. 또 가을철 대유행 우려 시기가 다가올 수록 백신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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