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동 투자가 아프리카 경제 살린다

중국과 중동국가들의 투자가 아프리카 경제를 글로벌 경기침체로부터 지켜주고 있지만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이달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아프리카 회의에서 장젠칭(姜建淸) 공상은행 회장은 "세계 경제 침체로 다른 국가들의 투자는 줄고 있지만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갈수록 다원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10년 넘게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은 아프리카에서의 투자활동을 더욱 강화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고용주와 사업 파트너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공상은행은 이번 달 남아프리카 스탠더드뱅크그룹과 보츠와나의 한 화력발전소 확장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공상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국전력설비총공사는 9억7000만달러의 이 확장공사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다. 장 회장은 "공상은행은 스탠더드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100만달러 이상 규모의 65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상은행은 지난 2007년 스탠더드뱅크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투자 초기에는 중국 경제 성장에 필요한 원자재에 중점을 뒀지만 현재는 인프라와 광산 등의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긴 했지만 중동지역의 투자자들도 아프리카 투자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영 투자업체인 두바이 그룹의 수드 발라위 회장은 "두바이는 현재 아프리카에서의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과 부동산 시장의 폭락으로 두바이의 수많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고 현지 증시도 살아나면서 중동 투자자들이 다시 아프리카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같은 외국인 투자는 사하라 이남 지역의 일부 국가들의 생존과도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 이 지역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정부의 세수 감소로 인한 타격을 입었을 뿐 아니라 해외로 나간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그들의 송금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개도국에 유입되는 외국자본이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중국과 중동국가들은 서방국가들에 비해 투자와 지원에 따른 요건도 까다롭지 않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훨씬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현지에서 환영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현지 주민들은 중국기업들이 물병에서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물품을 중국에서 직접 조달해오기 때문에 현지에서 소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원대국인 잠비아나 콩고 등에서 일부 중국 기업들은 현지 직원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2005년 한 중국 국유광산업체가 소유한 잠비아의 구리광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46명의 잠비아 노동자가 사망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중국 업체의 안전 소홀 때문인 것으로 판명됐고 더욱이 이 중국 업체는 노동조합의 결성도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 후 중국 업체는 희생자 가족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고 노동조합도 구성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듬해 중국업체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현지 직원들이 이에 대한 항의를 했고 중국 경비직원들은 이들을 향해 발포했다. 2007년 중국업체의 대표는 잠비아의 법률을 준수하겠다며 이 사건과 관련된 보고서를 잠비아 정부에 제출했다. 이 사건은 여전히 잠비아에서는 민감한 이슈로 남아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지난해 콩고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인프라 시설과 현지의 금속과 맞바꿨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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