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세계적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성과 발표
국내 연구진이 자연계의 펩타이드 자기조립기술을 이용, 전기가 잘 흐르는 고분자 나노선과 나노튜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나노기술과 생명기술을 융합해 새 소재를 만들어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박찬범 교수(왼쪽), 유정기 연구원
KAIST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40)와 유정기 연구원(28)팀이 15일 화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이같은 성과를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펩타이드나 단백질은 20여 가지의 아미노산 조합을 통해 다양한 3차원 구조를 만들 수 있으며 기존 재료에서 볼 수 없는 우수한 물성과 다양한 기능을 갖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두 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단순한 펩타이드를 수만개 이상 스스로 조립시켜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정도의 두께를 가진 긴 나노선을 만들었다.
여기에 전기가 잘 흐르는 고분자물질인 폴리아닐린을 얇게 코팅해 코어(Core)·쉘(Shell) 구조를 가진 전도성 나노선을 만들었다.
코어·쉘 형태의 나노선은 일반전선과는 반대로 바깥쪽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특성을 갖고 있어 마치 거꾸로 뒤집어 만든 누드김밥처럼 만들어졌다.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선 나노튜브
연구진은 또 이렇게 이뤄진 전도성 나노선의 펩타이드 코어부분을 선택적으로 없애 폴리아닐린으로만 구성된 5000분의 1㎜ 직경의 전도성 나노튜브도 만드는데 성공했다.
화학물질들 스스로가 레고(Lego) 블록처럼 조립돼 3차원 구조체를 만드는 것은 모든 생명현상의 근간이 되고 최근엔 나노소재를 개발하는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특히 연구진이 쓴 펩타이드는 알츠하이머병 등 각종 퇴행성 신경질환의 발병과도 연관을 갖고 있어 펩타이드의 자기조립현상 연구는 의학적 면에서도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개발된 나노선과 나노튜브는 차세대 태양전지를 비롯, 각종 센서와 칩 개발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노-바이오융합분야에서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제고에 한 몫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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