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섭의 꽃예술과 조경 이야기]
베란다에 정원을 꾸밀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방수 및 배수처리다. 베란다는 대부분 타일로 마감돼 있거나 바닥재를 깔아 높이가 거실과 같다. 때문에 타일이나 바닥재 위에 화단을 설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누수 위험이 있어 반드시 방수 시트를 깔고 배수구를 따로 내줘야 한다. 물이 잘 빠지도록 플라스틱으로 된 배수판을 깔고 그 위에 원예용 부직포를 덮어 토양이 배수구로 빠져 나오는 것을 방지한다. 흙은 실내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멸균된 인공토(펄라이트, 피트모스)를 사용하는 게 좋다. 흙을 깔 때는 배수용 인공토를 바닥에 먼저 깔고 배양용 인공토와 배양토를 섞어준다. 인공토는 100ℓ 한 포대 기준 7,000~9,000원 수준이며 배수판은 1개(50㎠)당 2,000∼3,000원 정도다. 하중을 고려해 가급적 튼튼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식물은 당장 보기 좋은 것보다 1년 내내 보고 즐길 수 있는 식물을 골라야 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오래 꽃이 피거나 향기가 있는 식물들을 심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햇빛이 드는 양지에는 히비스쿠스, 다투라, 올린안다 등을 심는 게 좋은 방법이다. 식물 식재 시 중심목을 중심으로 키 큰 순서대로 심되 수반 및 고형물을 배치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 준다. 물 주는 주기가 비슷한 식물끼리 심는 것이 식물 식생에 좋다. 키 큰 식물의 잎 모양과 그 아래에 배치되는 잎모양이 서로 대비되게 배치하면 어색하지 않게 조화로운 모양이 된다. 낡은 욕조나 나무 상자들의 대형 용기를 이용해 베란다 정원을 꾸미는 방법도 있다. 용기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연출 할 수 있다. 사과 궤짝 크기의 플랜트 박스에 갖가지 식물을 심는 이동식 정원도 있다. 키가 큰 식물과 작은 식물을 한데 모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고, 박스 아랫부분에 바퀴가 달려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우리말로 노대라고 불리는 발코니는 외벽에 돌출돼 공중에 뜬 형태로 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 곳에 화분을 놓거나 소정원을 꾸미면 본인뿐 아니라 밖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신선함과 청량감을 줄 수 있다. 유럽에 가면 대부분의 건물에 발코니가 있다. 또 발코니마다 화분이 놓여져 있고 일부는 나무 상자 등을 이용해 화단을 설치한 경우도 있다. 발코니에는 아래로 흘러내리는 식물을 심는 게 효과적이다.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 공간으로, 전망·휴식 등의 목적으로 건축물 외벽에 접해 부가적으로 설치되는 공간을 말한다. 아파트 최상층에 있는 테라스는 인공지반이기에 토심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뿌리가 깊지 않은 천근성 수종과 지피성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좋다. 또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잎이 작고 조밀한 침엽수종으로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테라스는 주민들의 옥외 휴게공간이라는 점에서 정원 조성 시 조망권 확보와 동시에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여유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건물쪽과 연결된 공간에 목재 데크를 조성하면 실내 공간이 실외로 확장되는 느낌을 준다. 데크 설치시 이용공간이 더 넓어진 느낌을 준다. 또 데크와 접해 있는 곳에는 지피 초화 식물을 식재하고 데크와 먼쪽에는 사철나무 등 차폐효과를 줄 수 있는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요령이다.
테라스는 외부 공간이기에 연못과 분수를 설치할 수 있다. 분수를 설치하면 생동감을 높일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조명 시설을 갖추면 야간에도 자연의 정취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물확과 돌하루방, 장대석 등 여러 가지 자연석을 함께 배치하면 더욱 좋다.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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