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넷스쿨, 자기주도학습으로 제2도약
"계약을 따지 않으면 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새벽 12시반에서야 종합병원 야근 당직자를 상대로 겨우 계약을 하나 하고 분식집에서 젓가락을 드는데 눈물이 라면국물 위로 떨어지더군요."
복진환 아이넷스쿨 대표(사진)의 1980년대 중반 학습지 영업사원 시절 이야기다.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천진한 미소를 잃지 않는 복 대표지만 이 시절 얘기를 할땐 눈시울이 붉어진다. 당시 복 대표는 세일즈맨 성공에 대한 책을 모조리 섭렵하면서 책에 나오는 내용은 모두 따라했다고 한다. 계약 성사 전까지 밥을 먹지 않는 것을 비롯해 젊은 여직원에게 무릎꿇기, 큰절하기 등 계약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았다.이같은 노력 덕에 복 대표는 영업사원 생활 9개월만에 부장으로 승진하고, 1년6개월만에 창업자금을 모을만큼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었다. 창업 이후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이미 영업에 관한한 일가를 이룬 복 대표에게 학습지 시장은 좁을 뿐이었다. 1990년대 후반 환란에 따른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었지만 이 역시 그의 전진을 가로막진 못했다.IMF와 그 직후 급변한 시대는 복 대표에게도 새로운 전기가 됐다. 인터넷 시대가 본격 도래하는 것을 본 복 대표가 온라인 강의라는 새 분야에 도전을 결심한 것.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넷스쿨은 1999년 11월 이렇게 탄생했다. 메가스터디에 앞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아이넷스쿨이지만 복 대표의 강점인 탄탄한 오프라인 영업망도 보유하고 있다. 전국 50여개 지점 및 대리점 오프라인 영업조직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한 것은 다른 인터넷업체와 차별화된 아이넷스쿨만의 경쟁력이다. 10여년간 온라인 교육사업을 통한 사업 노하우와 2만여개에 이르는 전국 초중고교 전과목 강의 등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는 새롭게 고교시장과 오프라인 학원 진출, 자기주도학습 사업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제 2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아이넷스쿨과 복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자기주도학습은 학습법 강좌, 학습능력 진단검서, 1:1 대면 컨설팅, 학습캠프, 자기주도학습 훈련원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학습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복 대표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의 6개 주요학원을 인수하면서 오프라인에 진출한 것도 자기주도학습을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학원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스터디맵을 통해 조인스닷컴과 업무제휴를 맺고 자기주도학습 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양성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수 겸 기획자인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에듀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고, 스타강사 영입을 통해 기존 고교 종합반 상품을 단과반 상품으로 변경해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복 대표는 올해 아이넷스쿨을 매출 350억원에 영업이익 80억원짜리 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중 오프라인 학원 부문에서만 매출 100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43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이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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