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 속에서 오는 15일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방문에 나선다.
여야 정치권은 시민사회 진영의 국정쇄신 요구에 이 대통령이 그동안 침묵해왔다는 점에서 귀국 이후 어떤 메시지를 던질 지 주목된다. 또한 미국으로 떠나는 날이 6.15 공동선언 9주년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풀기 위한 획기적 제안이 나올 지도 관심거리다.
◆국정쇄신론, MB의 해법은?=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권 안팎의 국정쇄신 요구에 대해 침묵해왔다.
4.29 재보선 참패로 촉발된 국정쇄신 논란은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더욱 확산되면서 6월 정국 최대 화두가 됐다. 야당과 진보진영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이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일방적 국정운영의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서조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당정청 전면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모든 시선이 청와대를 향했지만 이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청와대의 관망모드도 이제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수행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국내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언론의 관심이 내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쇄신에 집중된 만큼 이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한 입장을 자연스럽게 밝히게 되는 것.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르면 6월말 공석 중인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후임을 지명한 뒤 7월 중으로 내각 및 청와대 개편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일 이와 관련, "현실적인 수요는 있다. 먼저 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큰 그림이 정리 되지 않아 모든 게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대북 획기적 제안 나올 지 주목= 이 대통령의 미국순방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다. 특히 북한이 2차 핵실험 이후 추가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 대통령은 16일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빈틈없는 공조태세를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 차원에서 한미 양국이 구두로만 합의해왔던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 제공, 이른바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개념도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12일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가진다. 미국 언론의 관심이 북한문제에 집중된 만큼 이 대통령은 인터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북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순방 중에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평양간 상설대화 기구 설치'라는 중대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15일 라디오연설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날이 6.15 공동선언 9주년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현 정부에 돌리면서 6.15 및 10.4 선언의 이행을 강력하게 촉구해왔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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