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임금 4배, 땅값 31배에 땅사용료까지'(종합)

북한이 11일 남북당국간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토지 임대료로 5억달러를 요구했다. 북측 근로자의 임금은 월 300달러로 올리고 매년 20~30%를 추가 인상할 것을 제시하는 한편, 평당 5~10달러의 토지 사용료 지급도 청했다. 김영탁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는 이 날 당국간 실무회담을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북측이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토지 임대료 5억 달러, 북측 근로자 임금의 월 300달러 지급, 임금의 연 10~20% 인상 및 평당 5~10달러의 토지사용료 지급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 가운데 토지임대료 5억달러를 먼저 협의해 나가자고 제의하면서 1만5000명 수용규모의 근로자 숙소건설, 탁아소 건설, 근로자 출퇴근을 위한 연결도로 건설 등을 제기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에 대해 기조발언에서 신변안전보장 조치강화 등 출입ㆍ체류제도 개선을 위해 남북이 기존에 합의한 출입ㆍ체류 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억류 중인 현대아산 개성 주재원 유 모씨의 접견을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는 억류 중인 유씨와 관련해 북측이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 씨의 접견은 이뤄지지 못했으며, 유 씨가 개성에 있냐는 우리측 물음에 북측 대표는 "편리한대로 생각하라"고 말했을 뿐이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이에 대해 "사실상 개성공단을 폐쇄하려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측의 6ㆍ15 합의 준수여부에 의혹을 가진 북한당국이 우리 당국과 기업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액수를 제시해 개성공단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려고 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실제로 이번 회담 기조발언에서 " 6ㆍ15에 따라 조성된 개성공단인데, 남측이 잘 안지켜 특혜조치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제안에 대해 당혹해하고 있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입주기업들은 당초 북측이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경우 최대 180~200달러 수준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 또한 추후 협상을 통해 100달러 선으로 낮추지 않겠냐는 게 우리 쪽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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