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가 코스닥 중소형주에 막강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강세를 이어오면서 작은 재료에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보고서 영향력이 하루밖에 가지 않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면서 보고서가 해당종목의 추세적 상승을 이끌기보다 단기모멘텀으로 작용하는데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일 코스닥 중형주 는 장 시작과 동시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장중 상한가인 7170원까지 급등했다. 거래량도 전날의 9배 이상 급증했다. 별다른 호재는 없었지만 이날 장 시작 전 나온 한화증권의 보고서가 예스24의 급등을 이끌었다.
한화증권은 3일 개장전 "전세계적으로 전자책(E-Book)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됐고 예스24가 콘텐츠 공급의 중심에 있다"며 예스24에 대한 호평을 내놓고 목표가 1만원에 '매수' 추천했다.
하지만 보고서 약발은 잠시였다. 상한가까지 치솟자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3일 주가는 전날보다 7.85% 오른 6730원으로 마감했다. 다음날인 4일에는 전날보다 4.75% 하락한 6410원으로 밀렸다.
지난 4일 개장초 7% 이상 급등했던 시총 371억원(4일 종가 기준)의 코스닥 소형주 도 같은 날 나온 굿모닝신한증권의 보고서가 힘을 보탠 경우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반도체 업체의 가동률 증가로 이들 회사를 주고객으로 하는 하나마이크론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분석을 내놨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에도 당일 나온 동양종금증권의 긍정적 보고서에 힘입어 5.86% 상승한 바 있다.
(4일 기준 시가총액 2220억원)도 증권사 보고서에 주가상승 모멘텀을 얻은 경우다. 서희건설은 지난달 28일 "정부의 음식물 쓰레기 정책의 수혜주"라는 굿모닝신한증권 보고서에 매수세가 몰리며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전환, 7.48% 급등한 27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상승추세를 이어가며 지난 2일 30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3일부터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2800원대로 조정받았다.
이같은 보고서의 중소형주에 대한 단기 영향에 대해 관련 보고서를 쓰는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중소형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경우 보고서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것 자체를 호재로 보고 매매기법으로 활용하는 투자자가 존재하지만 단기적 상승요인에 불과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로서 보고서에 의해 주가가 들썩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며 "순수한 의도와 달리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하고 부담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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