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전문] 李대통령 한-아세안 CEO 서밋 기조연설

아세안 각국에서 오신 기업인 여러분, 그리고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 총리님을 비롯한 국내외 귀빈 여러분, 평화와 녹색의 섬, 제주도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한국 기업인 여러분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도 기업인 출신으로서, 아세안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아세안 각국의 많은 정치 경제 지도자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 자리가 더욱 반갑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제주에 머무시는 동안 서로 친분을 나누고 아세안과 한국의 공동번영을 논의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기업인 여러분, 아시아는 지금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아시아 경제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글로벌 위기에는 글로벌 대응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잠재력과 재도약의 가능성이 큰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노력이 절실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10여년 전 외환위기 경험을 통해 ‘협력’과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CEO들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생산과 고용을 일으키는 주역이 바로 기업인들이며, 어려울수록 창조적으로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야말로 당면한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만들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아세안 CEO Summit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한국과 아세안간 ‘협력’과 ‘신뢰’의 핵심 고리이자,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나갈 주인공입니다. 바로 이 자리가 경제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나누고,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기업인 여러분, 올해는 우리가 공식대화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간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규모는 82억불에서 902억불로 11배 늘었고, 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투자규모도 2억불에서 68억불로 34배 증가했습니다. 아세안은 한국의 세 번째로 큰 교역대상 지역이자 두 번째로 큰 투자대상 지역입니다. 아세안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다섯 번째 교역상대국입니다. 또한 연간 400만명에 이르는 한·아세안인들이 서로 왕래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동안의 관계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합니다.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하며,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는 성숙한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한·아세안 3대 협력 방안, 즉 무역·투자의 확대, 문화·관광 교류의 확대, 그리고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 확대를 제안합니다. 우선, 무역과 투자의 확대입니다. 한국과 아세안은 ‘자유무역이 인류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시킨다’는 확고한 신념하에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려나가야 합니다. 한국과 아세안은 양적으로 성장한 경제관계를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제영역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자유롭게 비즈니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과 아세안은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인력, 그리고 고도성장의 잠재력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협력을 하면 할수록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한 아세안간 교역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무역과 투자에 대한 장벽도 해소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한-아세안 상품 FTA가 발효되었고, 서비스 FTA도 최근 발효되었습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맞아 한-아세안 투자 FTA도 최종 합의될 예정입니다. 이제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902억불에 달한 한·아세안간 교역규모가 2015년에는 1500억불에 이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기업들의 대 아세안 투자도 크게 활성화될 것이고 아세안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도 환영합니다. FTA 전면 확대를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통상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한-아세안 FTA의 진정한 주역은 기업인 여러분들입니다. FTA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것은 바로 기업인 여러분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문화·관광 교류를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거침없이 오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서로 이해가 깊어지면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질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문화예술과 음식을 통해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아세안 지역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아세안 지역 많은 나라들의 음식점이 날로 늘어나 한국인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연간 320여만 명의 한국인이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찾아 아세안으로 여행을 떠나고, 연간 80여만 명의 아세안 사람들이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인적 교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아세안 국가 출신으로 다문화 가정을 꾸린 분들도 많습니다. 대학과 산업체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아세안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한국은 2015년까지 7천명의 아세안 연수생을 초청하고, 1만명의 해외봉사단을 아세안 지역에 파견할 것입니다. 더 많은 교류는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마침 지난 3월 서울에 ‘한-아세안 센터’가 설립되었습니다. 이곳은 한·아세안 간 무역과 투자 촉진은 물론 문화, 관광 및 인적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셋째, 아세안과 한국이 win-win 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이자 국가발전전략으로 선언하였습니다. 녹색성장은 환경보호가 경제를 살리고, 경제성장이 환경을 살리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아세안은 이미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고 조림사업, 청정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극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저탄소형 산업구조로 바꾸고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저는 한국과 아세안이 녹색성장의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우리가 무궁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지난 세기에는 산업화에 늦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금세기에는 인류가 나갈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쉽 사업’에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며칠 전(지난 5월29일) 서울에서는 동아시아기후포럼이 개최되어 아세안 등 아시아의 특성에 적합한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과 협력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동아시아 녹색성장 서울이니셔티브가 채택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공동조림, 친환경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아세안 각국과 기업인 여러분들의 협력을 기대합니다. 6월에는 이곳 제주에서 세계 풍력에너지 총회가 열립니다.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기업인 여러분, 저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인 아시아 각국들과 교류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한국의 압축성장 경험을 공유하고, IT기술과 같은 선도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제공하여 아세안 내 개발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아세안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도 2015년까지 작년 지원 규모보다 두 배로 늘릴 예정입니다. 한국은 진정 여러분의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곳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평화를 상징하는 섬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로부터 자치권을 부여받은, 한국에서 유일한 특별 경제자유지역으로 비자 없는 자유로운 왕래와 효과적인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 등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관광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아세안 기업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오늘 제주에서 맺은 우정과 제주에서 만든 기회, 그리고 제주에서 합의한 약속은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번영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제주=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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