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닻 올랐다..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무죄'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불법 승계 논란이 결국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법원은 29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저가) 매각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배임죄를 적용한 원심을 깨고 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또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에버랜드 CB 저가 매각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당시 8만원이 넘는 전환사채를 7700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넘김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불법 경영권 승계를 조장했다는 시민단체와 일부 교수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특히 이번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삼성은 그간 '흠집 난' 도덕성을 치유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하지만 일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대법원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매각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경영권 불법 승계 논란 '종지부'=삼성에버랜드는 1996년 11월 전환사채(CB) 99억원 어치를 발행했다.하지만 이중 96억원어치는 '실권'(인수 자격이 있는 주주들이 인수를 포기)됐다.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었고, 결국 이들 실권주 전량을 이재용 전무와 부전, 서현 남매에게 주당 7700원에 배당키로 의결했다. 당시 CB 배정을 받은 이 전무는 에버랜드 지분이 25.1%(125만4000여주)로 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교수들은 이 전무 등 특수관계인의 실권 인수는 명백한 경영권 불법 승계라며 2003년 검찰에 기소했다. 이들은 기소장에서 비상장된 에버랜드 주식의 경우 1993년 8만5000원에 거래됐으며 삼성 계열열사들이 주당 8만9000~23만원으로 평가한 근거를 제시하며 이 전무 등 특수관계인이 주당 7700원에 실권을 인수한 것은 명백히 헐값 인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당시 거래를 통해 이 전무 등 특수관계인들이 무려 969억9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은 특가법상 배임죄를 적용해 허태학, 박노빈 전직 에버랜드 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하지만 이날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또 30분 뒤에 열린 삼성특검 상고심에서도 대법원은 이건희 전 회장의 에버랜드 CB 헐값매각은 '무죄'라고 판시했다.이로써 CB 헐값 매각을 통한 이 전무로의 경영권 불법 승계 논란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삼성, 새로운 도약 전기 마련=삼성은 지난 2007년말 시작된 '삼성특검'이후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하지만 올초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대대적 조직개편을 통해 일단 소프트웨어를 새로 구축했다.또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 새로 입주하면서 신사옥 입주도 마무리됐다.하지만 삼성은 삼성특검으로 항상 '도덕성' 멍에를 지고 있었다.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삼성특검은 삼성이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는데 항상 부담요인이었다"며 "이번 특검결과로 그간 흠집난 도덕성도 어느정도 치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나아가 이번 재판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특검으로 촉발된 이건희 당시 회장의 경영일선 퇴임으로 삼성은 심각한 '컨트롤 타워' 부재현상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이번 특검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불법 경영권 승계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이 전무의 경영행보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전무는 지난해 10월 해외 순환근무를 위해 중국 상하이로 떠났으며 올들어 매월 한 차례 이상 해외 사업장과 거래선을 돌며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S의 BW 저가발행은 유죄?=대법원은 이날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로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공정거래를 현저하게 저해했다는 검찰 기소와 관련해서는 2심 '무죄'를 뒤집고 다시 돌려보냈다. BW 저가발행 건은 삼성SDS가 1999년 2월26일 230억원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하면서 시작됐다.삼성SDS는 같은날 증권회사를 통해 신주인수권부사채 321만6000여주 전체를 한 주당 7150원에 이재용, 부진, 서현 등 남매와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이학수, 삼성물산 감사인 김인주에게 매각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 매각 건으로 회사측이 모두 1539억 2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이건희 전 삼성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이들은 특히 부의 세대간 이전이 가능하고 특수관계인들을 중심으로 경제력이 집중될 기반이나 여건이 조성될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1심은 BW 저가발행은 당시 적정했으며 전체적은 손해액은 최소 30억원에서 많게는 44억원에 불과하고, 공소시효 기간인 7년이 지났다며 면소 판정을 내렸다.2심에서는 세금 납부를 피하고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저가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했다.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원심이 파기된 만큼 고법에서 재심과정에서 특가법 등에 따른 배임죄 등이 적용돼 한차례 파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