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여사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권양숙 여사가 2002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남편을 응원했던 편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 길을 떠난 29일 그의 홈페이지에 실렸다. 다음은 편지 전문이다. 건호 아버지!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이 나이에 당신한테 편지를 쓴다는 게 쑥스럽지만 마주보고 하지 못하는 말을 글로 대신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집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제게 많은 시련과 역경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씩씩하던 그 걸음걸이는 여전하더군요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 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금쪽 같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 날 당신 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 길을 가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0년 당신 곁을 지켜 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여보, 끝가지 힘내세요. -당신의 아내 권양숙- 2002.11.19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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