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분향소, 조문객들 5시간 이상 기다려서 분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이틀째인 24일 서울 덕수궁에 위치한 분향소에는 서울 시민 등 조문객들이 대거 몰렸지만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분향을 기다리는 사람과 이를 구경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몰리며 조문 행렬이 시청역 지하도를 건너 덕수궁 반대편에 위치한 서울파이낸스빌딩까지 늘어졌다.
오후 5시가 넘어서자 사람들이 몰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두번째 행렬이 만들어져 시립미술관 앞에 까지 이어져있는 상황이다.
조문객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행렬 속에서 차분히 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조문객들 가운데에서는 일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오거나 헌화를 위해 꽃을 사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성남에서 올라온 김지영(42)씨는 "같이 참여해서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왔다"며 "두 아이들에게 이런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던 것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서 아이들과 함께 참가했다"고 말했다.
강영구(59)씨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읽고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짐이 되기 싫어 자살을 선택했겠느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두 딸아이와 함께 상복을 입고 행렬을 기다리던 이상배(39)씨도 "평소 가장 존경하던 인물이 노 전 대통령이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덕수궁에서 조문을 하기 위해서는 5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 조문객은 "5시간이든 10시간이든 몇시간이 걸리더라도 조문을 하겠다"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처럼 행렬이 길어지자 오후 5시30분쯤 기존 분향소 옆으로 분향소 하나가 추가로 설치됐다.
한편 그동안 검찰이 진행했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경찰의 분향소 봉쇄 등에 일부 조문객들은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기도 했다.
김순식(34)씨는 "서민들의 편에서 서민들을 가장 잘 이해한 정치인"이라며 "검찰 수사나 지금 조문까지 통제하는 모습은 현 정부의 한계를 나타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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