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4일 '지도자의 죽음(Death of a leader)'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보도를 지켜보고 있는 화면을 홈페이지 메인에 전면 배치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깨끗한 정치 선도와 부패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세번째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명예가 실추되자 결국 벼랑 끝으로 몸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고 남긴 짤막한 그의 유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며 검찰도 결국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한 수사를 종결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부정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등의 부패 스캔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노 대통령 서거의 의미를 분석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해 인권변호사로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일기부터 16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 등 일대기를 자세히 소개하며 순탄치 않은 재임기간 동안 그를 떠받쳐 줬던 '도덕성'을 부각시켰다.
또 "반(反)부패 캠페인을 펼쳐왔던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5년간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그의 고향인 봉하마을로 돌아간 것은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의 명예를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가 머물던 봉하마을은 평일에도 수많은 인파가 찾는 관광명소로 잡리 잡는 등 퇴임 후에도 언론의 주목을 받던 노 대통령이였지만 지난 4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과 관련,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그의 가족도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소환됐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노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는 그를 믿고 존경했으나 이제는 마음이 바꼈다"는 한 봉하마을 주민의 말을 인용하며 그 역시 역대 대통령의 전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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