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 소개하며 '비극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4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한 국가원수였다”며 “노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 줬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2월 제16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통합21’의 후보로 나섰던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를 이뤘다가 투표 전날 돌연 ‘지지철회’를 선언, 파문을 일으켰던 터.
이후 정 최고위원은 2007년 17대 대선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지난해 7월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는 “내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실수는 2002년 대선 때의 후보단일화였다. 긍정의 힘으로 다가갔던 정치실험은 노무현 후보의 증오와 거짓말에 산산조각 났다”고 주장하는 등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워왔다.
또 최근 노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선 “노 전 대통령 자신은 도덕군자인 것처럼 포장했는데 모든 법규범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도 노 전 대통령처럼 배신과 기만의 정치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그를 비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 최고위원의 발언 수위는 사뭇 달랐다.
정 최고위원은 시종일관 숙연한 표정으로 “어제(23일) 양산 부산대 병원에 가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조문했다”며 “이번 서거를 통해 차분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02년 초 노 전 대통령이 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란 책을 읽고 ‘노무현 의원이 추구하는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는데, 노 전 대통령도 ‘고맙다’며 연락을 해왔다”는 사연을 전하며 “새로운 정치를 추구했던 노 전 대통령의 순수한 열정과 취지가 사회에서 잘 이해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처럼 불행한 일은) 단지 노 전 대통령의 개인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왜 우리 대통령들은 퇴임 후에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지, 왜 가족문제로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고인이 바라는 국민화합과 동떨어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국화꽃 한 송이가 담긴 사진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는 글을 남겼으며, 공식 홈페이지()에도 “근조(謹弔)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는 배너를 띄웠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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