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스 셋째날 5타 차 공동 2위 '타이거 효과를 지켜보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또 한편의 '기적같은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까.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의 화두는 결국 우즈의 역전우승 여부로 요약됐다. 우즈와 선두 알렉스 체카(독일)의 3라운드까지 격차는 현재 5타 차. 우즈가 6주전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 이미 5타 차를 뒤집었던 전력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체카는 더욱이 최종일 우즈와 같은 조에 편성돼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바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215야드)에서 이어진 셋째날 경기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했다. 첫날 공동 38위에서 전날 공동 22위, 이날은 드디어 공동 2위로 순위가 수직상승하면서 일단 '황제'의 위력을 과시하는데는 성공한 셈이다.
15번홀(파4)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주고받으며 좀처럼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던 우즈로서는 특히 마지막 3개홀에서 버디 2개를 솎아내며 역전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자랑거리. 우즈는 16번홀(파5) 버디에 이어 '죽음의 홀'인 17번홀(파3)에서 3m 짜리 버디퍼트를 집어넣어 기세를 올렸다.
우즈는 PGA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클로징홀'로 꼽히는 마지막 18번홀(파4ㆍ462야드)에서는 티 샷과 두번째 샷이 모두 러프에 들어가면서도 20m 거리에서의 세번째 샷을 홀 1.2m 지점에 떨어뜨려 파를 지키는 신기의 숏게임도 선보였다. 우즈는 "(상위권의) 다른 선수들이 3~ 4언더파 정도는 쳤을 줄 알았다"면서 역전우승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체카는 PGA투어에서는 2004년 인터내셔널 2위가 최고성적일 정도의 '무명급' 선수. 1, 2라운드에서의 선전으로 전날부터 선두(11언더파 205타)로 부상했지만 이날은 이븐파에 그쳐 우즈와의 격차를 더 벌리지 못하고 '빌미'를 남겼다는 것이 오히려 아쉽게 됐다.
체카는 1996년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당시 20세의 아마추어였던 우즈와 동반라운드의 경험이 있지만 이제는 우즈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는 것이 무엇보다 부담스럽다. 체카로서는 최종일 경기력은 물론 우즈의 위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클러치 샷'과 우즈를 따르는 '구름 갤러리' 등, 이른바 '타이거효과'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승의 관건이다.
선두권은 우즈의 공동 2위그룹에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 '복병'들도 이름을 올렸다. 전날 공동 3위로 치솟아 우승경쟁에 가세했던 케빈 나(26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는 그러나 16번홀(파5) 이글에 버디 4개, 보기 5개, 13번홀(파3)의 더블파 등 '롤러코스터' 경기를 펼치며 2오버파를 쳐 공동 8위(5언더파 211타)로 밀려났다.
공동 35위로 3라운드에 진출했던 '탱크'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는 5오버파의 난조로 합계 3오버파 219타가 되면서 3라운드에서의 두번째'컷 오프', MDF에 걸려 최종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위창수(37)와 양용은(37), 앤서니 김(24ㆍ한국명 김하진ㆍ나이키골프)은 2라운드 직후 이미 모조리 '컷 오프'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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