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에서 완패한 한나라당이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이 30일 당직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5월 주요 당직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박희태 체제를 대신할 만한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 조기전당대회 등으로 사태를 확산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 재보선이 계파싸움으로 치열했지만, 전패의 당 위기속에 계파갈등을 노출하는 것은 자멸하는 수순이라는데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
즉 친이가 선거에서 한게 없다는 이유로 친박을 공격하고, 친박이 공천잘못을 거론하며 책임론을 확산시킬 경우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는 것으로 아직은 싸울때가 아니라는 묵계가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당은 야권의 정권 심판론의 의미를 축소하며, 당내 계파갈등도 조기차단하고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재보선 패배의 가장 뼈아픈 선거구는 경주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를 예로 들며 "재보선은 야당이 유리한 선거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어서 정권심판으로 몰고 가는 건 억지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어쨌건 선거 결과에 대한 특단의 당내 대책이 있어야 한다" 며 "여당이면서 당무나 선거지원에 소극적인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해 집안싸움이 선거 패배의 원인임을 지적하며, 사실상 당내 친박계 인사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야 함을 시사했다.
또한 당내 친이-친박계파가 향후 책임론을 들고 나오며 갈등이 대립되는 것도 견제했다.
홍 원내대표는 "친이-친박은 경선때 생긴 구도로 언론이 중점 보도하면서 프레임에 갇힌 것이다" 며 "이재오 전 의원도 10월 있을지도 모르는 재보선 선거 후 활동을 시작해야지, 지금 나서면 또 오해 받는다"고 말했다.
당내 소장파를 대표하는 원희룡 의원도 "조기전당대회로 가면 이른바 집안 싸움이 될 수 있어 누구도 원하지 않고 걱정하고 있다" 며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것 보다 당 전체가 어떻게 반성할 것이냐하는 반성론 차원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그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의원은 "민심을 수렴하지 않고 속도전이란 이름하에 밀고 나간거에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이다" 며 "중간심판이란 과정해석도 경계해야 하지만 민심의 경고를 무시하면 더 큰 후환으로 온다" 며 당 쇄신은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다음주 초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재보선 패배후의 향후 정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박희태 대표 체제에 지지를 보내며 여권의 대오를 결집시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