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 '꼭짓점때 먹튀?'

-실적발표 앞두고 너도나도 스톡옵션 행사로 차익실현 임원들이 반등장을 틈타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임원은 오래전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싼값에 행사하고 곧바로 주식을 내다 팔아 수억 원대 돈을 거머쥐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흑자와 적자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24일)를 앞두고 임원들이 앞다투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주가가 꼭짓점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 밖에 안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주태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14일 2140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19만7100원.   문 전무는 사흘 뒤인 17일 1280주를 주당 57만1000원에 처분해 7억3088만원을 현금화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사흘 만에 되팔아 4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게 된 셈이다.   이에 앞선 지난 8일 고동진 상무도 스톡옵션 행사 후 이틀 만에 2000주를 되팔았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고 상무는 지난 6일 스톡옵션으로 부여받은 2000주를 32만9200원에 취득했다가 8일 주당 59만7250원에 모두 되팔았다. 이틀 만에 5억3500만원 가량의 현금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 밖에 유제환 상무와 성규식 상무가 각각 41주(취득 단가 19만1000원), 240주(28만8800원)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 문턱을 넘나드는 점을 감안하면 매도 시 쏠쏠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달 들어 장내 매도를 통해 보유 주식을 현금화한 임원들도 속출했다.   금감원 보고일 기준으로 지난 15일 김용석 상무는 250주를 59만5000원에 처분해 1억5000여만원을, 지난 10일 김영식 전무는 100주를 60만9000원에 처분해 6090만원을, 지난 9일 배병률 전무는 100주를 60만5000원에 처분해 6050만원을, 지난 3일 박재순 전무는 100주를 58만9000원에 처분해 5890만원을 현금화했다고 금감원을 통해 알렸다. 박제승 대표이사 전무도 지난 1일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50주, 100주, 250주를 57만2000원, 58만원, 58만6000원에 처분했다. 하루 만에 3억원에 가까운 돈을 현금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임원은 "일반적으로 회사 임원을 비롯한 내부 관계자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현 주가가 정점에 달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져 향후 주가 움직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특히 실적 발표를 앞두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시점에서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은 개인 주주들 입장에선 도덕적 신뢰를 저버리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개인의 재산권 행사 문제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60만원선 돌파를 증시의 대세 상승과 연관시키는 분위기에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들이 고점에서 물량을 털듯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경우엔 물량이 적어 큰 상관은 없지만 스톡옵션 물량이 일시에 쏟아질 경우엔 수급상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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