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누구를 위한 답사였나' 발끈

대규모 발주 떠들썩 방한 브 페트로브라스 CFO, 하루만에 일본行 "이거, 방문한다고 요란을 떨었던 것 자체가 요식행위 아닙니까?" 수출보험공사의 초청으로 방문해 최대 420억달러 수준의 해양 원유 시추설비 발주를 선언, 한국 조선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브라질 국영 석유사 페트로브라스의 방한이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문단의 수장격인 바르바샤(Barbassa)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당초 예정됐던 이틀간의 조선업체 방문 일정 중 첫 날 일정만 수행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22일 수출보험공사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바르바샤 CFO와 다른 핵심 관계자는 21일 과 진해조선소, 창원 엔진공장을 방문한 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에따라 22일 예정된 거제 과 조선소 방문일정은 수장 없이 브라질 현지 관계자들만이 수행했다. 수출보험공사는 이와 관련해 "당초 일본행 일정이 잡혀 있었고 나머지 방문단이 남은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바르바샤 CFO가 조선소 방문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은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FPSO(부유식 원유시추저장설비)와 드릴십 등 핵심 시추설비 건조능력을 확인하려면 선박 건조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바르바샤 CFO가 방문하지 않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측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야드(현장)를 방문한다고 요란을 떤 것 자체가 요식행위인 듯 하다"며 "게다가 업계가 수주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던 삼성중공업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한편 바르바샤 CFO가 현장방문에 동행치 않고 급히 일본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페트로브라스 발주물량의 브라질 현장 건조설'에도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페트로브라스의 투자계획이 발표된 후 조선업계에는 "페트로브라스가 발주된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브라질 현지서 건조해줄 조선업체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브라질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선산업 육성방침에도 일면 부합하는 내용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아직 발주내용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실제로 브라질 현지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줄 업체를 찾는 것이라면 자칫 수주를 해 놓고도 고용효과 등 부가가치는 브라질이 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핵심 건조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과정에서 현지에 기술 유출 등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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