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경영' 정연주의 힘

삼성엔지니어링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오는 22일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연주 사장의 '짠물 경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1분기 본사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4% 늘어난 6596억원, 영업이익은 64.9% 증가한 366억원, 순이익은 10.3% 줄었지만 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연초 정 사장이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 4조2000억원 달성을 향한 순조로운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평균 27%, 수주잔고는 32%, 매출은 33%, 매출이익은 34%라는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으며, 총 인력도 2006년 2300명에서 지난해 4100명으로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여를 인정받아 삼성그룹은 올초 사장단 인사에서 정 사장을 3번째 연임시켰다. 앞으로 3년간 정 사장의 삼성엔지니어링 체제가 계속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 2월에는 플랜트 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3억6000달러 규모의 에틸렌 플랜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SDI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그는 회사 생활 내내 경영지원 부문에서만 근무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경력은 대규모 금액이 투입되는 플랜트 사업에서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정 사장은 간부들에게 많은 업무 권한을 넘기고 있지만 예산을 직접 관리하고 사업 참여 여부도 직접 결정한다고 한다. 이를 '짠물 경영'이라고 부르는 데 그가 밝힌 원칙은 대규모 사업이라도 수익성이 일정 수준 이상 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철저한 수익 관리만이 만일에 벌어질 수 있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지론이다. 이러한 관리 경영이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 스타일은 보수적인 플랜트 업계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편”이라면서 “해외사업의 특성상 일정 수익률이 담보되지 않아도 투자 차원에서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적으론 이런 부분이 회사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삼성은 이런 부분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사장은 항상 책을 끼고 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무실과 차, 집 등에 각각 다른 세권의 책을 놓고 한꺼번에 읽는 스타일. 이 책들은 1주일마다 바뀐다고 한다. 그만큼 다독에 일가견이 있다. 그래서 임원들에게도 책 읽기 바람이 한창 불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부터 석유화학에 집중된 수주 및 매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환경과 산업 부문의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인데 이들 신사업 부문에서도 정 사장의 경영 원칙이 지켜질지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