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3월 철광석수입 역대 최대...원인은 '판단착오'

중국이 지난달 5208만톤의 철광석을 수입해 월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같은 수입 증가가 실은 올해 수요 예측을 잘못한 업계의 오판 때문으로 밝혀졌다. 실제 철강업체들이 생산량 감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이처럼 철광석의 과다수입은 결국 재고량만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수입량 4674만톤도 역대 최고 기록이었으나 한달만에 최고기록이 경신됐다. 1ㆍ4분기 철광석 수입은 총 1억3000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량은 4억4000만톤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경제활동의 근간이 되는 철강생산을 위한 철광석 수입이 늘어난데 대해 향후 산업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철강업체들은 '남의 속도 모른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량슈허(梁樹和) 중국 상무부 해외무역부 부국장은 지난 13일 톈진(天津)에서 열린 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의 철광석 수요처와 거래업자들이 2ㆍ3월 철광석 주문을 늘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 철강업체들은 올해 중국내 철광석 수요를 적정 이상으로 산정했으며 이로 인해 수입이 기록적으로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철강 생산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면서 올해초 수요 증가에 대한 업계의 기대를 잔뜩 키워놨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산 증과가 가격 상승이라는 상황은 두달만에 역전됐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철강이 5월달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중국 철강업계는 첩첩산중에 빠진 상태다. 바오산 철강의 가격인하는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단행된 것으로 수출 침체로 인한 극심한 수요 감소로 감산과 가격인하라는 악순환에 빠진 철강산업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내 철강 가격은 지난해 4ㆍ4분기들어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종합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101.49로 최악을 기록했다가 가격상승 기대감에 따라 올해 2월 109.26으로 회복됐다. 그러다 다시 3월5일 종합가격지수가 101.14로 급락했다. 쉬러쟝(徐樂江) 바오산철강 회장은 "2분기에도 철강 가격은 내려갈 것이며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불황을 예상했다. 중국 철강업계는 수요 감소로 인해 감산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도 올해 철강 생산량을 4억6000만톤으로 억제하는 등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본격착수했다. 산상화(單尙華) 중국 철강협회장은 "최근 철강 가격이 15년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생산량 증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의 철강수출 전망은 암울하다. 중국 철강협회 전망에 따르면 올해 철강 수출은 기존 전망보다 훨씬 부진해 8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재고는 늘고 있다. 협회가 실시한 20개 주요 도시 조사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철강재고는 670만톤으로 한달새 184만톤(38%)이나 늘어났다. 이처럼 업계의 판단 착오로 가격 급락에 따른 손실도 크다. 유메탈의 두웨이(杜薇) 철광석담당 애널리스트는 "3월 수입은 2월 주문에 따른 것인데 2월 당시 철광석 가격은 톤당 80달러였지만 지금 시장가격은 60달러로 내렸다"며 "주문과 인도에 시차에 따른 5208만톤 어치의 손실은 10억달러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량슈허 상무부 부국장은 "철광석 가격 변화는 철강가격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중국내 철강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며 철광석 가격 하락에 다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광석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구에 통관만하고 쌓여있는 철광석이 7000만톤에 달한다.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중국내 철광석 생산업체들이 문을 닫는 사례도 늘고 있다. 두웨이 애널리스트는 "광산업체 가운데 90%는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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