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달러 盧에 들어간 물증 확보 못해 수사 난항
박연차 진술·정황증거만으로 유죄입증 어렵다 판단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 다음주 소환할 듯
검찰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잇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과 아들을 소환하며 수사 종착지 도달을 예고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할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과 정황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막바지 증거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 회장이 건넨 총 6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박 회장 사업의 편의를 봐 준 대가로 보고 '포괄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건넨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혹은 아들 건호씨 몫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연씨가 이 돈 가운데 200만달러를 본인의 해외 창투사인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계좌에 남겨두고, 나머지 300만달러를 건호씨가 대주주이자 또다른 자신의 회사인 '엘리쉬&파트너스'로 송금한 뒤 미국과 베트남 등 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투자사를 연씨와 건호씨가 공동으로 운영한 것은 아닌지, 건호씨가 회사 지분을 어떠한 돈으로 사게 됐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연씨와 건호씨는 검찰 조사에서 "500만달러는 연씨가 단독으로 투자금 명목으로 박 회장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측에게 전달했던 100만달러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막바지 증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100만달러가 건호씨 유학자금 및 체류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이 돈을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는 기존 진술을 반복하고 있어 돈의 사용처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초는 돼야 노 전 대통령이 소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 소환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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