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오비맥주 매각', 어디로 흘러가나

오비맥주 매각문제가 노조 파업과 롯데 불참이라는 풍랑을 만나 표류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인베브사는 오비맥주 노조가 지난 10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본입찰을 연기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여겨졌던 롯데그룹이 본입찰 불참을 선언한 것 또한 본입찰 연기의 중요 이유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 10일 오비맥주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제공할 것과 15%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청원, 이천, 광주 등 3개 전 공장의 생산과 출하를 하루 동안 정지했다. 그동안 인베브는 오비맥주 매각대금으로 20억달러 상당의 금액을 원해왔으며 이같은 조건으로 매각이 성사된다면 오비맥주 노조가 요구하는 금액은 현재 환율 기준으로 2680억원 정도가 된다. 이같은 오비맥주 노조의 요구는 인베브 측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으로 인베브 경영진들은 그간 수차례의 협상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노조 또한 자신들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노조의 요구는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강한 포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또한 "차라리 새로운 맥주회사를 설립해 맥주시장에 뛰어들겠다"면서 이날 예정됐던 본입찰 마감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그동안 인베브 측과 매각대금에서 큰 견해차를 보이고 또한 인베브 측이 외신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진행하자 압박용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베브는 최근 "롯데가 본입찰 후보에서 탈락했다", "롯데에게 10일에 마감하는 본 입찰 제안서를 보내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흘리며 롯데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이에 대해 롯데 측도 '오비맥주 매각대금을 낮추라'는 의미로 이번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인베브 측은 오비맥주 노조의 파업과 롯데의 불참으로 본입찰 마감을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M&A업계에 따르면 인베브는 본입찰 연기 이유로 "각 입찰 참여 후보들이 오비맥주 인수자금 마련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없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베브가 노조 파업과 롯데 불참으로 매각 작업이 지연돼 점점 업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 또한 제기되고 있다. 오비맥주 노조의 파업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비맥주 노조는 13일 10차 단체교섭 보고를 통해 "매각과 관련해 인베브 측의 변화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면서 "계속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비맥주의 투쟁계획에 따르면 이번 16일과 17일 양일간 생산은 실시하되 출하는 전면 중지된다. 또한 20일에는 3개 공장 모두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 매각건은 노조 파업과 롯데 불참이라는 암초를 만나 업계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흥행실패라는 좌초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비맥주 매각 본계약이 오는 24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오비맥주 노조 측은 "현재 매각과 관련한 진행과정을 살펴볼 경우 이달 3주차에 가격조정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현 단계에 따라 오는 24일경 본계약(SPA)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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