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손녀가 이룬 할아버지 꿈

대한항공 조현아 상무 제동한우 기내식 선보여

대한항공 승무원이 제주도 제동목장에서 생산한 한우와 토종닭을 식재료로 사용한 명품 기내식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9일 하얏트리젠시인천 호텔에서 열린 일등석 기내식 시식행사에 참석한 조현아 상무(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이 참석해 진행 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대한항공이 선보인 새로운 기내식 메뉴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제주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동목장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사육한 최상 등급의 한우와 토종닭을 식재료로 만든 명품 기내식이다. "(한우와 토종닭을 활용한 메뉴의) 아이디어는 직접 냈다"는 조 본부장은 시식 행사전 먼저 자리를 떴지만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유가 있다. 제동목장은 조 본부장의 친할아버지이자 그룹 선대 회장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이 애정과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는 곳이다. 제동목장은 조 전 회장이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서비스되는 기내식으로 공급할 훌륭한 육질의 고기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조 전 회장이 지난 1972년 3월 제주도 기슭에 있는 420만평의 황무지를 매입해 설립했다. 하지만 탄생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 평의 땅에서 한 트럭의 돌을 실어 날랐다"고 회고할 만큼 돌 덩어리만 무성한 땅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바꿔 현재의 최상급 목축지로 바꿨다. 지난 2001년 11월 경기 용인시 하갈리 선영에서 열린 고 전 회장 하관식에서 제주도에서 공수한 제동목장의 흙이 사용됐을 정도다. 소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서울에 있을 때는 소가 새끼를 낳는 것까지 보고를 받았으며, 품종별 소의 특성과 질병은 물론 사료용 목초도 대해서도 본인이 직접 연구를 했다. 이같은 그의 정성 덕분에 제동목장에서 사육되는 한우와 토종닭은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없는 무항생제 사료와 친환경 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곡물로 만든 사료로 방사 사육돼 최상의 육질과 맛을 자랑하고 있다. 제동목장에 대한 사랑은 아들인 조양호 현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매년 국내외 귀빈들을 제동목장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등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는 데 활용하고 있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제동한우와 토종닭이지만 조 전회장은 생전에 기내에서 맛보지 못했다. 품질을 높이다보니 사육량이 워낙 적어 기내식으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조 상무가 아이디어를 내 일등석 기내식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제동목장이 설립된 후 37년만의 결실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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