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中·러사업 '이상기류'

모스크바점 3분기 손실 100억...베이징점 파트너십 문제 난항

롯데백화점 베이징점.

롯데백화점이 러시아와 중국에 개설한 매장이 고정비 증가와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7년 설립된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지분법 평가손실이 100억원에 달했으며 갈수록 적자폭이 커져 이곳에 입점한 한국업체들도 매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오픈한 롯데백화점 북경점은 한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왕징에서 왕푸징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으나 별다른 실익이 없자 최근 이를 폐지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또 중국 전역에서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국내 모 브랜드 측에 북경점 입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사가 잘 안되는 곳에 입점해봐야 실속이 없고 자칫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는 게 거절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북경점이 위치한 왕푸징은 일평균 50만명, 주말에는 70만명의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북경의 최대 번화가이자 중국의 대표상권으로 한국의 명동과 같은 곳"이라며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고객이 얼마가 되느냐인데 롯데는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없이 백화점을 개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백화점 북경점 주변에 위치한 중저가 컨셉의 왕푸징백화점과 신동안시장은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 북경점은 그동안 중국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문제로 골치를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중국 진출 당시 "원래 국외 투자에서는 임차방식이 초기 투자비도 많이 들지 않고 위험성도 적어 더 낫다"며 중국 합작 파트너인 인타이(銀泰)그룹에 적잖은 기대를 걸었으나 오픈 3달만에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것. 쌍방의 분쟁을 야기한 근본적인 원인은 롯데 측과 인타이 측의 투자 지분이 동일해 경영전략 결정 시에 쌍방의 공동 협의가 필요한데 두 기업이 추구하는 이익과 경영마인드가 다르다 보니 의견 일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북경점은 롯데 측과 인타이 측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인트 벤처로 법인장은 인타이 측이, 점장은 롯데 측이 맡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북경점은 반년 가까이 끌어온 지분 분쟁 등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 측은 텐진(天津)으로 내정된 중국 2호점을 단독법인으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어 그동안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들어 3월달까지 목표 대비 80% 중반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신규 백화점 오픈 이후 안정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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