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권사 대표를 지낸 원로증권인 B씨는 외국인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국내투자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와 펀더멘탈 요인을 더 중요시하는 장기투자자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는 지적입니다.
B씨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외국인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내국인에 앞서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고, 더불어 원·달러 환율시장까지 교란시킨 점을 단적인 예로 들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외국인투자가 제한적으로 이뤄질 때만 해도 우리 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 성향은 가치지향적인 중장기 투자성향이었지만 지금 우리시장에서 활동 중인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가들은 개인 데이 트레이더와 별반 다름없을 정도로 단타 성향이 짙은 헤지펀드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섣불리 외국인을 뒤쫓는 투자를 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통상 외국인은 우리 시장에 투자할 때 달러를 가져와 원화로 환전해 투자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통화(돈) 가치가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1달러에 1000원이던 것이 1달러에 1500원이 된다고 가정합시다. 150만원을 달러로 바꾼다면 1달러당 1000원일 때는 1500달러로 교환할 수 있지만 1달러당 1500원일 때는 외화가 1000달러에 불과합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달러가 상승(원화값 하락, 환율 상승)하기 전에 재빨리 주식을 매도해서 달러로 바꿔야만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주가가 하락해도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환차익인 것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은 시장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외국인이 투자하는 것이고 빠져나가기도 하는 것입니다. 외국인이 판다면 외국인이 아닌 국내 개인과 기관이 그만큼 받아주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 나감으로써 원화가치가 폭락하게 되고 과거 IMF도 이런 것들과 연관있습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2월 한달을 빼면 우리시장에서 월별로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선 4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후 전날까지 연이틀 순매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대부격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대해 일시적 베어마켓랠리라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1300선의 저항에 부딪혀 멈칫하는 옵션만기일입니다. 소로스의 말을 되새겨볼 때입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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