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폰'을 어찌할꼬

외산폰 대표주자 블랙베리폰의 고민

단축키 없고···기본 애플리케이션도 없고··· 외산폰 대표주자 블랙베리폰의 고민
삼성전자의 블랙잭폰을 사용하다가 지난 달 캐나다 림사(社)의 외산폰 '블랙베리'를 구매한 회사원 김모(33)씨. 그는 전에 쓰던 쿼티(QWERTY) 방식의 스마트폰에 비해 휠 마우스를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법인영업을 하는 배모(37)씨도 블랙베리폰이 기본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고 그나마 쓸만한 것은 모두 유료여서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법인영업용으로 지난해말 선보인 블랙베리폰이 고객들 사이에 '빛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 등이 달라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먼저 국내 휴대폰과 달리 단축키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휴대폰 잠금기능이나 진동 설정이 단축키를 눌러 바뀌는 데 반해 블랙베리는 프로필에 들어가 일일이 바꿔야 할 정도로 번거롭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이 다른 것도 고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한 줄에 8~10글자 이내로 표시되는 여타 휴대폰과 달리 블랙베리는 20글자가 한 줄에 표시된다. 글자 크기가 작고 20개씩 들어가 있는 문자를 읽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기본 애플리케이션이 부실해 애플리케이션 숍에서 유료 콘텐츠를 일일히 구매해야 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판매하는 유료 콘텐츠의 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이용자들은 지하철 노선도를 구매할 경우, 콘텐츠가 한글이 아닌 영어로 제공돼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답답해하고 있다. 지하철 노선 구간의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도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블랙베리가 미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로 열악한 인터넷 인프라와 5시간에 달하는 시간차를 꼽고 있다. 특히 국내와 같이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 현지기업 특성상 집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블랙베리가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불만을 감안할때 국내 판매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위피 규제가 풀리는 이달부터 블랙베리 구매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우선 78만9360원에 이르는 출고가가 부담이다. 환율 상승으로 국내 출시가격이 해외에 비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미 출시된 지 1년이나 지나 첨단기능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시되기도 한다.   현재 블랙베리의 국내 판매량은 '오바마효과'에도 불구하고 1000대를 겨우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당 7~8대를 구매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다.   이와관련, SK텔레콤은 림사와 협력해 조만간 국내시장에 특화된 블랙베리 파트너 지원프로그램을 내놓고, 이를 통해 기업고객은 물론 국내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다는 복안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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