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삑' 대형마트 보안 검색기 '짜증'

양모(29ㆍ여)씨는 올초 친언니와 함께 인천의 A마트에 쇼핑을 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물건을 구입한 후 언니가 계산을 하려는 사이 계산대 사이를 빠져나오다 검색기에서 경보음이 '삑삑' 울린 것이다. 순간 근처에 있던 안전요원이 곁으로 다가와서 양씨에게 "가방에 계산이 안된 물건이 들어간 것 같은데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확인 결과 다른 마트에서 구입해 계산한 화장품의 택(Tag)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가방에 들어 있어 생긴 일이었다. 의심은 풀렸지만 양씨의 불쾌한 기분은 오랫동안 가시기 않았다. 양씨는 "마트의 시스템상 문제로 인해 고객이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져서 기분이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분통해 했다. 이에 대해 A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택에 대한 검색기의 오류로 컴플레인이 제기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마트에서 구입한 택 부착 상품이 반응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시스템 문제는 흔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존 마트의 보안 검색기가 전자칩이 내장된 택에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칩인식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품 제조에서부터 유통과정까지 모든 유통과정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무선 인식 전자태그(RFID)와 달리 일반 택은 물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담지 못한다"며 "가령 A마트에서 계산을 한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택이 붙어 있으면 B마트에서는 미정산된 제품으로 검색기가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트업계에서도 RFID를 사용하면 이러한 일은 방지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RFID의 칩 가격이 하나에 1000원이나 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도입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바코드 라벨지가 단가가 10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배 정도 가격 차이가 난다. 홈플러스의 경우 2005년 RFID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3개월간 점포에 적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그 이후 더 이상 진전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이 칩을 납품하면 언제든지 점포에 적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바코드 등 기존 택들에 비해 단가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제조업체조차 개발 및 생산을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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