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 완성차 업체 크라이슬러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피아트가 네트워크 제휴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미국 정부로부터 60억달러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올해 초 발표됐던 이탈리아 피아트,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제휴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피아트가 소형차 기술을 크라이슬러에 전수해주는 대신 이 회사 지분 35%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제휴를 독려한 것은 자국 완성차 산업 부활을 위해 꼭 성사되어야하는 계약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이번 제휴로 피아트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유통 채널과 경쟁력있는 소형 완성차 기술을 확보,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및 부품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피아트는 2000년대 들어 지속적인 자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가운데 전세계 협력업체를 가장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불황기를 틈타 글로벌 소형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 확대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 모 관계자는 "피아트는 지분 보유 댓가로 크라이슬러 제품 라인업 확장, 경차 및 컴팩트 차량 플랫폼 및 제품 공유, 북미 외의 추가 시장에서 유통망 제공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최근 경기침체 기간 소형차 시장지배력 강화를 목표로 삼은 현대ㆍ기아차로서는 만만찮은 장벽을 만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미시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에 가세할 크라이슬러의 경쟁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제휴 문제는 지난해말부터 줄곧 진행되어 온 것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전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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