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측 변호사 '美활동 포기 이유 없다' 세간 우려 일축①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미국 활동, 포기할 이유 없다." 가수 비가 하와이 재판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했다' '큰일났다' 등의 평가로 다시 한번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 재산까지 가압류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태. 그러나 확인 결과 이같은 우려는 상당부분 과장된 것이다. 비 측은 이 재판이 비의 미국 활동에 제약을 가져오거나, 소속사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에 직접적인 금전적 타격을 입히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 제이튠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박종욱 변호사는 25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하와이 재판 패인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밝혔다. 또 이같은 사태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나 비의 미국 활동에 위기를 갖고 올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은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를 둘러싼 우려와 궁금증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박 변호사의 상세한 답변을 받아 정리했다. 하와이 배심, 왜 클릭 편을 들었나 박 변호사를 비롯해 비 측은 하와이 배심이 왜 비에게 거액의 배상 평결을 내렸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다. 박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배심원은 평결을 낼때 그 이유에 대해서 밝힐 수도 있고,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재판의 배심원은 평결 내용만 알렸을 뿐,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 측은 이번 재판의 패인을 추측으로 알아내야 하는 상태다. 박 변호사가 분석한 패인은 배심원이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 ▲어쨌든 이익을 본 자가 손해본 자에게 배상한다 ▲스타엠과 레볼루션이 비의 에이전트에 불과하다. 대리인의 책임은 가수의 책임이다는 것이다. 특히 두번째 논리는 국내 사정을 잘 모른 데서 기인한 것이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박 변호사는 "미국은 가수가 주최고, 가수가 매니지먼트, 에이전트를 고용하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속사 안에 가수가 있다. 그래서 가수는 (공연 취소 등의 사안에) 의사결정권이 적다. 비는 스타엠이 주최한 무대에 서는 가수였을 뿐이라는 비의 말을, 미국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연예계가 분석한 소송 패인과도 일맥상통한다. 공연 관계자들은 "소속사 밑에 가수가 있는 구조를 미국에서 이해하긴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의 제기, 어떻게 이뤄지나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판사를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는 것이다. 비에게 남은 기회는 두번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배심 평결과 관련해 법원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 남았고, 그 후 판사의 판결에도 불복할 경우 항소를 할 수도 있다(평결 - 이의제기 - 항소 - 대법원). 항소에서도 지면 대법원에 가는 방법도 있다. 다만 대법원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이의제기에서 한국 공연 시스템을 충분히 인지시킨다는 목표다. 박 변호사는 "국내 구조를 이해시키는 게 미흡했다고 본다. 이번에는 철저하게 보충해서 판사의 이해를 돕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의 제기 및 항소가 계속 되는 이상 클릭엔터테인먼트가 비의 재산을 가압류하기는 어렵다. 특히 국내 재산의 경우 국내 지방법원의 승인이 필요한데, 지방 법원이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적다. 이번 배상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징벌적 배상금을 국내에선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아직 미국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타격 입나 증권가에서 이번 소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비의 소속사인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이튠 엔터테인먼트가 이번 재판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스타가 비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소송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비가 월드투어를 개최한 2007년 당시 비의 소속사는 JYP엔터테인먼트였다. 이번 재판 결과도 비의 '개인적'인 일일 뿐 제이튠 엔터테인먼트가 금전적인 배상을 할 필요는 없다. 박 변호사는 "비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이고,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인해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재무구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순 없다. 주식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있지만, CF 등 비의 연예활동과 관련한 부분에 제한이 생긴 건 아니기 때문에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위기로까지 확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의 미국 진출, 이대로 좌절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비가 평생 꿈꿔온 미국 진출을 소송 때문에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전망. 만약 이의제기, 항소 모두 실패한다 해도 비가 배상해야 할 액수는 총 60억원 가량이다. 60억원이 매우 큰 돈이긴 하지만, 향후 미국 활동을 포기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비와 소속사가 판단할 문제지만, 비의 연예활동에 제한이 생기진 않을 것 같다. 미국 활동도 마찬가지다. '닌자 어쌔신' 홍보를 포함해 모든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배상금액 주는 게 무서워 미국 활동을 포기하진 않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