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산업 글로벌 질주
<상> 위상높아진 한국제품
올해들어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에 기인한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차 부품의 질이 가격에 비해 우수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글로벌 톱브랜드가 주목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완성차 브랜드가 국내 차 부품 섹터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달초 헤르베르트 디이스 BMW 구매협력업체 총괄사장은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 현황을 파악하는데 나흘이라는 시간을 할애했다.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2차전지, 고효율 배터리에 전문성을 갖는 몇몇 부품 업체와는 구체적인 사업 논의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BMW가 차세대 완성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전장 부문에 BMW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가 국내 차 부품 업체에게 납품할 수 있을 길을 터주기 시작했다.
실제로 도요타는 최근 원ㆍ엔 환율 기준으로 2400만원(160만엔)짜리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카 상용화를 위해서 주요 부품을 글로벌 소싱 네트워크를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 하반기 아반떼LPI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현대차에게 유감스러운 소식이지만, 부품업체들은 수출 활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대해 KOTRA 관계자는 "엔고에 따른 국내 부품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일본 차 업체로의 부품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일본 현지 여타 업체들도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가격 현황 등을 의뢰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제대로 인정받아야 더 도약
25일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들은 124억 3500만달러 어치를 전세계에 수출했다. 지난 2003년 4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200억 달러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2007년 자동차부품 무역수지 규모가 83억 9973만달러 흑자에 달할 정도로 경제 기여도가 엄청나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달초 자동차시장 예측기관 CSM 월드와이드는 '2009 세계 자동차시장 대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올해 5500만대로 저점을 찍고 오는 2010년 6300만대, 2012년 7500만대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차 부품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차, 신흥시장 주도 성장, 친환경 및 연비개선, 저비용 기술, 업계간 통폐합 등으로 요약되는 트렌드가 우호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품 업계가 제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등 특정 시장에 편중된 수출 구조,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 부재 등은 시급히 개선되어야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올해 R&D에 2조 6000원을 투입키로 결의했지만, 효율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